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최근 민주당 단독으로 국회 정무위원회 소위를 통과한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민주유공자법)을 두고 “역사 가로채기”라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유공자법이 처리될 경우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민주유공자로 부활할지 모른다”며 “현재 민주당이 강행 처리하려는 민주유공자법은 전형적인 특정 진영의 역사 가로채기 방식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유공자법 처리 과정은 ‘공적 과대평가-국가의 힘으로 추모 역사화-보상금 지급-유공자 인정’ 과정을 반복해온 결정판”이라며 “이 법에 따르면 박 전 시장도 언젠가 민주화에 대한 공만 추켜세워지다 민주화 유공자로 부활할지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을 방관한다면 지대한 공을 세운 백선엽 장군과 같은 진짜 유공자는 좌파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집요하게 짓밟히고 죽이기를 당할 것이고, 가짜 유공자는 무한정 복제되어 득세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묘역에 그의 부끄러운 범죄 혐의를 기재하지 않느냐”며 “이미 인권위원회와 법원이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를 공인한 바 있는데도 박 전 시장의 장례가 서울특별시 장으로 치러지고, 이제 민주열사 묘역에 안장돼 그의 범죄혐의는 어느덧 희미하게 사라지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어 “반면 백선엽 장군은 죽어서까지 친일파라는 억지 딱지를 받아야 했고, 파묘해야 된다는 공격을 지금도 받고 있다”며 “비슷한 시기에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 시기가 문재인 정권이어서 그런지 영예로운 죽음은 오히려 폄훼되고, 치욕스러운 죽음으로 오히려 추모되는 분위기”라고 비판했다.
박 장관은 “백선엽 장군의 문제는 누가 대한민국을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만들고, 지키고, 이끌어갔는지 공정한 잣대를 세우는 일”이라며 “국가보훈부 장관이 직을 걸고 나서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가보훈부는 백 장군의 국립현충원 안장 기록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 문구를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친일반민족행위자’ 문구는 지난 2019년 3월 당시 국가보훈처가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지정한 명단을 기준으로 보훈처와 현충원 홈페이지 안장자 기록에 적은 것이다.
한편, 박 전 시장은 지난 2020년 성추행 의혹으로 피소되자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박 전 시장의 유해는 당초 경남 창녕의 선영에 묻혔으나, 2021년 경기도 성남시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으로 이장됐다.
백 장군은 6·25전쟁 당시 1사단장을 맡아 개전 초기 지연전과 낙동강 방어선의 다부동 전투를 지휘한 인물이다. 백 장군은 지난 2020년 별세해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