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짜리 ‘짝퉁 거북선’ 철거…고물상으로
  • 이금나 디지털팀 기자 (goldlee1209@gmail.com)
  • 승인 2023.07.1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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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 20억원 투입해 제작…7번 유찰 끝에 폐기처분 결정
11일 오전 경남 거제시 거제 해양문화관 내 위치한 거북선이 철거되고 있다. ⓒ 연합뉴스
11일 오전 경남 거제시 거제 해양문화관 내 위치한 거북선이 철거되고 있다. ⓒ 연합뉴스

20억원을 들여 만들었지만 부실시공과 이른바 '짝퉁' 논란에 휩싸인 '1592 거북선'이 결국 철거됐다.

11일 오전 경남 거제시 일운면 조선해양전시관 앞에서는 거북선 해체 작업이 진행됐다.

거북선 선두에 달려 있던 용 모양 머리는 포크레인 움직임 한 번에 금방 떨어져 나갔다.

길이 25.6m, 폭 8.67m, 높이 6.06m 크기의 위용을 뽐내던 거북선은 서서히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폐기물로 바뀌었다.

철거가 어느 정도 이뤄진 뒤 철근 해체 작업도 진행됐다. 이번 작업에서 해체되는 양만 약 112t였다.

거제시는 이날부터 오는 23일까지 거북선 해체 공사를 진행하니다.

거북선에서 나온 폐기물은 소각장에서 불태워질 예정이며, 철근 등은 고물상에 팔아넘기게 된다.

이번 거북선은 경남도가 2010년 '이순신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제작됐다. 

당시 국비와 도비를 합쳐 약 20억원이 투입됐지만 제작 당시부터 국산 소나무를 쓰도록 한 시방서와 달리 80% 넘게 수입 목재를 쓴 것으로 나타나 이른바 '짝퉁 거북선' 논란이 일었다.

또 방부 처리를 소홀히 해 목재가 심하게 부식되거나 뒤틀렸고 지난해 태풍 힌남노 때는 선미(꼬리) 부분이 파손돼 폐기 처분 의견이 나왔다.

이에 거제시가 매각에 나섰지만 100t이 넘는 무게와 심한 부식 등으로 7번이나 유찰되는 수모를 겪다가 결국 154만원에 낙찰됐다. 

낙찰자는 이순신 장군 관련 시설에 이 거북선을 기증할 계획이었으나 이동과 관리 문제로 인도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거북선은 1592년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을 재현해 '1592 거북선'이라고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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