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통째 사라졌다…‘22명 사망·14명 실종’ 무너지고 잠긴 한반도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7.15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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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피해 큰 경북 예천, 주택 매몰로 16명 사망·9명 실종
오송 지하차도 내 버스 등 19대 고립…수색 장기화 우려
尹 대통령, 우크라이나서 “가용 자원 총동원해 대응” 지시
7월15일 충북 청주 흥덕구 오송읍 궁평제2지하차도에 차량이 침수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과 경찰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7월15일 충북 청주 흥덕구 오송읍 궁평제2지하차도에 차량이 침수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과 경찰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전국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피해 규모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하차도 침수와 주택 매몰로 고립된 실종자 수색에 난항을 겪으면서 인명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5일 오후 6시 기준 호우 인명피해는 사망 22명·실종 14명이다. 

호우로 인한 사망자는 경북16명, 충남 4명, 세종 1명, 충북 1명이며 실종자는 경북 9명, 충북 3명, 부산 1명, 경기 1명 등 경북과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인명피해가 집중됐다.

지난 9일 이후 이날 오후 6시까지 집계된 호우 사망·실종자는 모두 36명으로 이날 오전 11시 집계 때(사망 7명·실종 3명)보다 26명 늘었다.

인명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가 침수돼 버스를 비롯한 차량 19대가 고립됐는데 정확한 탑승 인원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소방당국이 지하차도 내 물을 퍼내는 양수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인근 미호천 제방 붕괴로 물이 계속 유입되는 데다 비까지 계속되고 있어 본격 수색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미호천 제방 복구에만 최소 1∼2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실종자 수색이 장기화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월15일 오후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의 한 마을이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초토화 됐다. 이 마을에서 주택 5가구가 매몰돼 4명이 사망하고 1명을 수색 중이다. ⓒ 연합뉴스
7월15일 오후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의 한 마을이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초토화 됐다. 이 마을에서 주택 5가구가 매몰돼 4명이 사망하고 1명을 수색 중이다. ⓒ 연합뉴스

16명이 숨지고 9명이 실종된 경북 예천군에서는 산비탈 토사가 마을 전체를 덮치면서 다수 주민이 주택 내부에 매몰돼 피해가 컸다. 사망자는 예천군 효자면 4명·은풍면 1명·용문면 2명, 영주시 풍기읍 2명·장수면 2명, 문경시 1명, 봉화군에서 4명이 발생했다. 실종자 9명은 예천 8명, 문경 1명으로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다. 

영주시 풍기읍에서 산사태로 주택이 매몰돼 사망한 남녀는 60대와 20대 부녀로 파악됐다.

충남에선 산사태로 주민 1명이 매몰돼 소방 등 관계기관이 수색하고 있다. 강원 원주에선 오전 8시20분께 65세 남성이 하천을 건너다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는데 호우 관련이 아닌 안전사고로 분류됐다.

사흘간 쏟아진 폭우로 7월15일 충북 괴산군 칠성면 소재 괴산댐이 만수위를 넘어 월류한 가운데 댐 하류 지역이 물바다로 변했다. ⓒ 연합뉴스
사흘간 쏟아진 폭우로 7월15일 충북 괴산군 칠성면 소재 괴산댐이 만수위를 넘어 월류한 가운데 댐 하류 지역이 물바다로 변했다. ⓒ 연합뉴스

일시 대피 인원은 경북과 충남북 등 13개 시도 71개 시군구에서 2715가구 4763명으로 늘었다. 

호우로 인한 공공시설 피해는 전국 곳곳에서 모두 59건 발생했다. 도로 사면유실 8건, 도로 파손·유실 18건, 옹벽 파손 3건, 토사유출 9건, 하천제방유실 2건, 침수 12건, 인도 유실 1건, 낙석 1건 등이다.

사유시설 피해는 80건으로 집계됐다. 주택 침수와 파손이 각각 26채·4채, 어선 피해 5척, 옹벽파손을 포함한 기타 45건 등이다. 농작물은 총 9309.5㏊가 물에 잠기는 등 피해를 입었다.

충북 47곳, 경북 26곳 등 도로 139곳이 통제됐다. 철도는 일반열차 전 선로 운행이 중지됐으며 KTX는 일부 구간은 운행 중이지만 호우로 인해 서행하고 있다.

하천변 산책로 706곳, 둔치주차장 208곳, 숲길 99개 구간 등도 통제됐다. 항공기는 20편이 결항했으며 여객선은 기상악화로 20개 항로 28척 운항이 중단됐다.

사흘째 이어진 폭우로 7월15일 충북 괴산군 칠성면에 있는 괴산댐이 만수위를 넘어 월류 중이다. ⓒ 연합뉴스
사흘째 이어진 폭우로 7월15일 충북 괴산군 칠성면에 있는 괴산댐이 만수위를 넘어 월류 중이다. ⓒ 연합뉴스

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6시 현재 강원영서내륙·산지, 충청권, 전라권, 경상권내륙 일부 지역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전라권에 시간당 20~40㎜ 내외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16일에도 충청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30~60㎜씩 비가 쏟아질 때가 있겠다. 특히 16일 새벽부터 오전까지 전남과 경남에 시간당 70㎜ 이상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돼 주의가 요구된다. 

해외 순방 일정을 소화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에 도착, 집중호우 상황과 관련해 "군·경 포함 정부의 모든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재난에 총력 대응해달라"고 지시했다. 

7월15일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의 한 마을이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초토화된 가운데 구조 대원이 실종자 수색 중 잠깐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 마을에서 주택 5가구가 매몰돼 4명이 사망하고 1명을 수색 중이다. ⓒ 연합뉴스
7월15일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의 한 마을이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초토화된 가운데 구조 대원이 실종자 수색 중 잠깐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 마을에서 주택 5가구가 매몰돼 4명이 사망하고 1명을 수색 중이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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