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절없이 불어나는 폭우 인명피해…사망·실종 50명 육박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7.16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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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집계 사망 26명·실종 10명…오송 실종 11건 포함시 규모 더 커질 듯
7월15일 오전 8시40분께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를 미호강에서 범람한 흙탕물이 덮치고 있다. 침수사고 후 긴급출동한 소방당국은 난간에 매달려 있던 버스 승객 등 9명을 구조하고,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남성 시신 1구를 인양했다. 구조작업 난항 속 차량 15대가 물에 잠겨 있지만 구조작업에 난항을 겪으며 인명피해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연합뉴스
7월15일 오전 8시40분께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를 미호강에서 범람한 흙탕물이 덮치고 있다. 침수사고 후 긴급출동한 소방당국은 난간에 매달려 있던 버스 승객 등 9명을 구조하고,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남성 시신 1구를 인양했다. 구조작업 난항 속 차량 15대가 물에 잠겨 있지만 구조작업에 난항을 겪으며 인명피해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연합뉴스

한반도를 강타한 집중호우로 인한 사망·실종자가 50명에 육박하며 인명피해가 계속 늘고 있다.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기준 폭우로 인한 사망자는 26명, 실종자는 10명으로 총 36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충북 오송 지하차도 침수 관련 실종 신고가 접수된 11명은 포함되지 않은 수치로 본격 구조작업이 진행되면 사상자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 사망자는 산사태 피해가 컸던 경북 17명을 비롯해 충남 4명, 충북 4명, 세종 1명으로 집계됐다. 실종자는 경북과 부산에서 각각 9명, 1명이다. 

인명피해 상당수는 산사태로 산비탈 토사가 주택과 마을을 덮쳐 주민들이 매몰되면서 발생했다. 특히 산사태 피해가 컸던 경북에서는 예천 7명, 영주 4명, 봉화 4명, 문경 2명 등 사망자가 속출했다. 

7월15일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의 한 마을이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초토화된 가운데 실종자 수색이 진행되고 있다. ⓒ 연합뉴스
7월15일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의 한 마을이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초토화된 가운데 실종자 수색이 진행되고 있다. ⓒ 연합뉴스

경북 영주시 풍기읍에서 60대와 20대 부녀가 토사에 매몰돼 사망했고, 세종시 연동면 송용리와 충남 청양군 정산면에서 각각 70대와 60대 주민이 숨졌다. 충북 괴산군 문광면 광덕리 한 수로에서는 60대 남성과 그의 아들이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가축 확인을 위해 나간 부친이 폭우에 휩쓸리자 구조에 나섰던 아들이 함께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송 지하차도 구조작업이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인명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소방과 경찰에 따르면, 15일 오전 8시40분께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잠기면서 시내버스를 포함한 차량 15대가 고립됐다. 경찰이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버스 1대와 트럭 2대, 승용차 12대가 지하차도 내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1명이 사망하고, 11명의 실종신고가 접수됐다. 9명은 사고 직후 구조됐다. 고립된 버스와 차량에 탑승한 정확한 인원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7월15일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제2지하차도에서 소방대원이 구조보트를 이용해 수색활동을 벌이고 있다. ⓒ 소방청 제공
7월15일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제2지하차도에서 소방대원이 구조보트를 이용해 수색활동을 벌이고 있다. ⓒ 소방청 제공

소방당국 관계자는 "미호강 주변 둑이 일시에 붕괴하면서 갑자기 물이 유입, 순식간에 지하차도가 잠기면서 차량과 운전자들이 대피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전날 밤까지 지하차도 배수작업을 진행했지만, 하천 물과 빗물이 계속 추가로 유입돼 수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하차도 내부가 흙탕물로 뒤덮여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탓에 잠수부 투입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본격적인 수색작업은 기상 상황에 따라 16일 새벽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산사태와 주택침수 등 피해가 속출하면서 대피 인원도 계속 늘고 있다. 전날 오후 11시 기준 사전 대피 인원은 13개 시도 73개 시군구에서 3323가구 5566명이다.

호우로 인한 공공시설 피해는 모두 74건에 달한다. 도로 사면유실 9건, 도로 파손·유실 21건, 옹벽 파손 3건, 토사유출 12건, 하천제방유실 7건, 침수 13건 등이다. 사유시설 피해는 104건으로 집계됐다. 주택 30채가 침수됐으며 주택 파손 6채, 어선 피해 6척, 옹벽파손을 포함한 기타 60건 등이다.

정전 피해로 경북 예천·문경, 충북 증평·괴산 등 1500가구가 불편을 겪고 있다.

벼, 콩 등 농작물은 총 9309.5㏊가 물에 잠기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이번 호우로 도로 196곳이 통제됐다. 국도 21호선 전북 완주군 상관면 신리구간과 국도 25호선 충북 청주시 석곡교차로~석판교차로 구간 등 국도 7곳의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충북 청주 무심천 하상도로, 충남 천안 용암지하차도, 경북 봉화 지방도 915호선 등도 통제 중이다.

철도는 일반열차 전 선로 운행이 중지됐으며 KTX는 일부 구간을 운행 중이지만 서행하고 있다.

세월교와 하천변 산책로 707곳, 둔치주차장 208곳, 숲길 99개 구간 등이 통제됐다. 항공기는 20편이 결항했으며 여객선은 기상악화로 20개 항로 28척 운항이 중단됐다.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7월15일(현지 시각) 키이우 대통령 관저인 마린스키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한덕수 국무총리 등이 참석한 서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화상으로 연결해 집중 호우 관련 수해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7월15일(현지 시각) 키이우 대통령 관저인 마린스키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한덕수 국무총리 등이 참석한 서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화상으로 연결해 집중 호우 관련 수해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해외 순방 일정을 소화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중대본 화상회의를 진행하고 집중호우 피해 상황을 보고받은 뒤 "군·경 포함 정부의 모든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재난에 총력 대응해달라"고 지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날 세차례 호우 대처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관계부처에 신속한 복구와 추가 피해 예방을 지시했다. 한 총리는 "더 이상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없도록 사전통제와 대피에 더욱 힘써달라"며 "전 부처와 지자체는 모두 책임 의식을 갖고 인명구조 및 피해복구에 최선을 다하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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