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평 데이터센터, 고압선 전자파 안전대책 없어
  • 주재홍 인천본부 기자 (jujae84@gmail.com)
  • 승인 2023.07.1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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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학교 인근에 고압선 매설…주민 안전 ‘뒷짐’

인천 부평구와 디씨케이원(DCK1)이 부평 데이터센터에 연결되는 고압선에 대해 전자파 저감시설 등 안전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SK에코플랜트와 디지털 엣지 홀딩스의 합작법인 DCK1은 부평구 청천동 422번지에 들어서는 부평 데이터센터에 154㎸의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고압선 매설을 진행하고 있다.  

공사구간은 부평데이터센터~한전 인천지역본부까지 1985m이다. 현재 부평데이터센터~갈산역의 1172m(1구간)를 완료했다. 갈산역~한전 인천지역본부까지 813m(2구간)는 8월31일까지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1구간에 매설된 고압선과 광명아파트는 약 100m 거리이고, 푸르지오 아파트는 약 150m 거리다. 2구간의 고압선은 갈산동 이안아파트와 약 20m 거리에 매설될 예정이다. 이미 광명아파트 인근에선 네덜란드 민감시설 기준치(4mG·밀리가우스·전자파 세기)의 11배가 넘는 45.48mG의 전자파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청천데이터센터 조감도 ⓒ부평구
청천데이터센터 조감도 ⓒ부평구

시사저널이 단독으로 입수한 DCK1의 고압선 매설 계획에 따르면, 고압선이 매설된 깊이는 2.3m다. 폭 2.2m, 높이 2.1m 규모의 전력구(맨홀)는 총 4곳에 매설된다. 이미 한국GM의 북쪽 평천로 2곳에 전력구가 매설됐다. 414세대가 입주한 갈산동 이안아파트 앞과 갈산사거리 인근에 각각 1곳씩 전력구가 설치될 예정이다. 

앞서 국립환경과학원은 2018년 12월11일 삼산동에 매설된 고압선(154㎸)의 전력구에서 전자파를 측정했다. 이 고압선의 전력구 2곳에서 측정된 전자파는 각각 37.2mG와 29.8mG다. 네덜란드 민감시설 기준치에 비해 각각 9.3배, 7.45배에 달하는 세기다.

이에 한전 경인건설본부는 2020년에 전자파 저감시설을 설치했다. 금속 재질의 강판으로 고압선을 덮어 지상으로 전자파가 나오는 것을 막았다. 이로 인해 전자파 세기는 90%가량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전자파 저감시설이 전자파 세기를 줄인 것이다.

이 때문에 부평구는 전자파 저감시설 없이 고압선이 매설되는 것을 지켜만 봤고, DCK1은 고압선 매설공사에 전자파 저감시설을 적용하지 않는 등 주민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DCK1 관계자는 “주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평구 관계자는 “주민들의 민원이나 문제가 제기되면, 한전과 시공사 등을 불러 논의할 수 있을 뿐”이라며 “구가 전자파 저감시설 설치를 강제할 수 있는 법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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