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합니다”…20대 교사 사망 서초 초등학교 ‘근조화환·편지’ 추모 물결
  • 이금나 디지털팀 기자 (goldlee1209@gmail.com)
  • 승인 2023.07.20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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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정문 앞 근조화환 300여 개…서울교육청에도 30여 개 놓여
교사들, 20일 오후 3시 학교 앞서 추모 행사 예정
20일 오전 서초구 한 초등학교 앞에 추모 화환들이 놓여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이 학교 담임 교사 A씨가 학교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 연합뉴스
20일 오전 서초구 한 초등학교 앞에 추모 화환들이 놓여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이 학교 담임 교사 A씨가 학교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 연합뉴스

자신이 근무하던 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20대 교사에 대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는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된 20대 담임교사를 추모하는 근조화환이 줄지어 서 있다. 

화환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와 함께 "선생님 부디 편안해지시길 바랍니다", "진상 규명을 촉구한다"와 같은 조문을 적은 리본이 달렸다.

보내는 사람은 대부분 '동료 교사 일동'으로 적혀 있었는데 '서울시교육청 교사 일동', '김포 교사 일동', '학부모 일동'으로 표기한 화환도 있었다.

이날 새벽부터 화환이 도착하기 시작해 담장을 둘러 늘어서면서 아이들이 화환을 지나 등교했다. 

학교 정문에는 고인을 위로하기 위해 학생들이 쓴 쪽지도 붙었다. 아이들은 잠시 멈춰서 헌화를 하거나, 포스트잇에 추모 메시지를 적어 정문에 붙였다.

A씨의 사망 소식을 듣고 간밤 추모 메시지를 붙이고 간 시민과 현직 교사들도 있었다.

경기도에서 재직 중인 교사라고 밝힌 한 시민은 "선생님, 애통한 마음에 추모하고 갑니다. 명복을 빕니다"라는 짧은 메시지를 남겼다. 인근 학교에서 근무한다는 한 교사도 "선생님만의 슬픔과 아픔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함께 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적었다. 

서울시교육청 앞에도 전국 각지에서 고인을 추모하고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내용이 적힌 근조화환 30여 개가 배달됐다.

교사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이 학교 앞에서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국화꽃을 든 채 추모 행사를 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 학교 1학년 담임이었던 A씨가 18일 오전 학교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계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A씨가 학부모로부터 지속적인 민원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교사노조도 동료 교사들로부터 관련 제보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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