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봐, 다시 ‘언니들 싸움’이다”…《스우파》 시즌2의 과제는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3.08.1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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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서에 대한 인식 바꾼 《스트릿 우먼 파이터》
시즌2도 ‘날 것’에 집중…22일 시즌2 첫 방송
글로벌 댄스 크루 합류로 차별화
17일 서울 마포구 DMC타워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스우파2》 출연진들 ⓒ엠넷 제공
17일 서울 마포구 DMC타워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스우파2》 출연진들 ⓒ엠넷 제공

YGX, 라치카, 원트, 웨이비, 코카N버터, 프라우드먼, 홀리뱅, 훅. 이 여덟 댄스 크루와 댄서들이 대중에게 알려진 것은 2021년 방영된 Mnet(엠넷) 서바이벌 예능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를 통해서다. 시청률 0.8%로 시작한 이 예능 프로그램은 댄스 신에 스포트라이트를 켜고 대한민국에 뜨거운 댄스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댄서들의 출중한 댄스 실력과 크루를 이끄는 리더들의 리더십이 부각됐고, 대결에 충실하되 서로를 ‘리스펙’하는 댄서들의 문화는 멋진 ‘언니들 싸움’으로 여겨지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그렇게 ‘백댄서’가 아닌 ‘댄서’로서 무대를 보여준 여덟 크루는 《스우파》에 대한 ‘덕질’을 이끌어냈고, 댄서들을 무대의 저변에서 대중의 중심으로 옮겨놓았다. 오는 22일, 《스우파》 시즌2가 시작된다. 시즌1를 이미 맛본 대중은 실력 있는 댄서들의 치열한 경쟁을 기대하고 있다. 《스우파2》는 어떤 댄스 무대를 보여줄까.

 

대중이 《스우파2》를 기대하는 이유

처음으로 댄서들을 주목한 예능인 《스우파》는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시즌1의 출연자에서 시즌2의 파이트 저지(심사위원)로 합류한 모니카는 17일 서울 마포구 DMC타워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스우파》로 인해 댄서들에 대한 인식이 변했고, 댄서들에게 크고 작은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스페셜 파이트 저지로 나선 아이키는 “댄서들의 활동 범위가 달라졌다”며 “다양한 활동을 통해 댄서들의 매력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스우파》가 큰 사랑을 받으면서 10대 댄서들을 주축으로 한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라는 스핀오프 프로그램이 만들어졌고, 이듬해 남성 댄서들의 서바이벌인 《스트릿 맨 파이터》(《스맨파》)도 시청자를 만났다. 엠넷이 하나의 대중문화가 된 ‘댄스’라는 키워드를 관통하는 프로그램들을 연이어 내놨지만, 이 프로그램들은 원조 《스우파》의 인기를 넘지 못했다. 지코, 그레이 등이 참여한 《스맨파》의 경연곡들이 음원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사랑을 받았지만, 크루 각인 효과나 댄스 자체로서의 파급력은 《스우파》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이 나왔다.

그래서 《스우파2》가 다시 꾸리는 춤판은 기대를 받고 있다. 이미 시즌2에 참여하는 댄스 크루 라인업은 대중에 공개됐다. 지난 6월 말 공식 유튜브 채널 ‘더 춤’ 등을 통해 ‘K팝 데스 매치 미션’ 글로벌 대중 평가를 마쳤다. 유튜브 채널의 조회 수와 좋아요 수 등이 결과에 반영된다는 점은 시즌1과 같다. 여기에 코로나19의 엔데믹 전환 이후 시작되는 시즌2는 관객을 초청해 현장 투표 결과도 반영하는 등 현장의 열기까지 평가에 더할 계획이다. 이미 《스우파2》는 방송 전에 관객들을 초청해 GV(Guest Visit: 관객과의 대화) 이벤트를 여는 등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환기시켰다.

《스우파2》 포스터 ⓒ엠넷 제공
《스우파2》에 참여한 여덟 크루 ⓒ엠넷 제공

이번 시즌은 경쟁의 대상을 해외 댄스 크루까지 넓혔다. 저스틴 비버와 제니퍼 로페즈 등 전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러브콜을 받은 잼 리퍼블릭, 일본의 대표적인 안무가 아카넨이 이끄는 츠바킬이 등판했다. 해외 크루가 《스우파2》에 참여하게 된 것은 프로그램의 취지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츠바킬의 리더인 아카넨은 “《스우파》는 일본 댄서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댄서들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도 놀라웠다”며 “일본에서는 댄서들에게 초점을 맞춘 방송이 없고, 댄서들의 지위도 높지 않다. 댄서들의 실력을 알리고 영향력을 높이고 싶어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원밀리언, 딥앤댑, 베베, 울플러, 마네퀸, 레이디바운스 등 쟁쟁한 한국 댄스 크루와 무대에서 경쟁을 펼치게 된다. 원밀리언은 ‘팀워크’를 기반으로 한 자신감을 내비쳤고, 베베는 에너지와 매력을 강조했다. 딥앤댑은 프로그램을 통해 결성하게 된 팀인 만큼 ‘성장 일기’를 보여주겠다는 입장이다. ‘배틀의 최강자’로서 자부심을 보이는 마네퀸, 15년의 합을 자랑하는 레이디바운스, 퍼포먼스에서도 멋진 장면을 보여주겠다는 오리지널 스트릿 힙합 크루 울플러까지 시즌1 못지않은 라인업이 꾸려졌다.

이번 시즌을 연출한 김지은 PD는 “《스우파1》은 ‘K댄스 신드롬’을 만들어낸 데 이어 글로벌 팬덤까지 구축했다. 전 세계 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글로벌 크루들을 섭외했고, 크루들은 흔쾌히 출연을 수락했다. 시즌2에서는 더 판이 커진,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우파2》 1화 예고 스틸 컷 ⓒ엠넷 제공
《스우파2》 1화 예고 스틸 컷 ⓒ엠넷 제공

경쟁과 갈등 속 ‘리스펙’ 문화 투영될까

《스우파》의 성공 배경을 ‘새로운 여성 서사’라는 경쟁력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시작은 ‘여적여(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콘셉트로 열었지만, 이를 수행해낸 댄서들은 승부욕을 드러내면서도 상대를 존중하며 그 콘셉트를 깨버렸다”며 “미션 자체는 자존심을 건드리는 경쟁적인 면이 강조됐지만 그 과정은 멋있다고 할 수밖에 없는 리더십과 동료애로 채워지며 큰 감동을 선사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시즌2 역시 경쟁과 갈등 구도로 프로그램을 연다. 원밀리언과 딥앤댑의 대립 구도와 글로벌 크루들에 대한 한국 댄스 크루의 반응이 방송 초반 긴장감을 이끌어 간다. 원밀리언은 딥앤댑을 ‘원밀리언 파생 크루’라고 언급하고, 딥앤댑은 원밀리언 리더인 리아킴을 향해 “‘원밀리언 수석 안무가’라는 타이틀을 과연 본인의 100% 노력으로 이뤘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한다. 글로벌 크루는 “K팝이 유명하지만 댄스로는 아닌 것 같다”며 한국 댄스 크루들을 도발한다.

김 PD는 “시즌1에서 대중을 집중시켰던 댄서들의 ‘진짜 모습’을 시즌 2에서도 보여줄 수 있도록, 날 것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연출 구성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날 것의 경쟁과 갈등 속에 댄서들의 출중한 실력, 그리고 서로를 ‘리스펙’하는 문화가 얼마나 투영될지가 주목된다.

모니카는 “《스우파》에서 가장 사랑했던 사람들을 미워하게 된 순간들, 화해하는 순간을 보면서 마음이 뜨거우셨을 것이다. 시즌2에서도 못지않은 서사가 존재한다”며 “모든 호흡을 맞춰 춤을 추는 집단이다 보니 서로가 동료이자 가족처럼 여겨지고, 선을 넘어 상처를 주는 일도 존재한다. 이 갈등이 ‘춤’으로 치유가 되는 과정을 시즌2에서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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