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는 국제식량가격, 국내 식료품물가 우려 커졌다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3.08.2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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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 대외 의존도 높은 韓, 영향 불가피
한은 “식료품 비중 높은 저소득층 부담 증대…물가 흐름 면밀히 점검해야”
집중호우로 인해 농산물 생산에 지장이 가면서 시금치와 상추, 오이 등의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른 지난 1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집중호우로 인해 농산물 생산에 지장이 가면서 시금치와 상추, 오이 등의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른 지난 1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외 식료품 물가 상승세가 당분간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또 이상 기후 등으로 국제식량가격이 상승할 경우 우리나라 가공식품 가격과 외식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8일 경제전망보고서에 실린 ‘국내외 식료품물가 흐름 평가 및 리스크 요인’을 통해 이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보고서는 최근 집중호우와 폭염, 태풍 등 기상여건 악화로 채소·과일 등의 농산물 가격이 전월 대비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데다, 흑해곡물협정 중단, 일부 국가의 식량수출 제한 등의 요인이 겹치면서 식료품 물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식료품물가가 지난 3월 19.2% 상승해 4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 이후 주요국의 식료품물가 상승률이 전체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면서 식료품발 물가 불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국내외 식료품물가의 높은 상승세의 배경으로 각국의 작황 등 수급 상황과 인건비 등의 국별 여건과 함께 팬데믹에 따른 공급병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곡물과 비료 공급 차질, 각국의 식량수출 제한, 이상 기후 등 글로벌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이 50개국 데이터를 이용해 식료품 물가 상승요인을 글로벌 공통 요인과 국별 고유 요인으로 분해해 본 결과, 글로벌 요인의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났고, 우리나라도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식료품 가격 상승률이 여타 품목에 비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28일 경제전망보고서에 실린 ‘국내외 식료품물가 흐름 평가 및 리스크 요인’을 통해 이상기후 등으로 국제식량가격이 상승할 경우 우리나라 가공식품 가격과 외식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은 28일 경제전망보고서에 실린 ‘국내외 식료품물가 흐름 평가 및 리스크 요인’을 통해 이상 기후 등으로 국제식량가격이 상승할 경우 우리나라 가공식품 가격과 외식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 한국은행 제공

보고서는 향후 국내외 식료품물가 오름세 둔화 속도가 더디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엘니뇨와 이상 기후 등이 국제식량가격의 가장 큰 상방 리스크로 잠재해있다고 평가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엘니뇨 기간에는 국제식량가격 상승기가 이어졌는데, 해수면 온도가 예년 대비 1℃ 상승할 때 평균적으로 1~2년 시차를 두고 국제식량가격이 5~7% 상승했다는 점에서다. 한은 분석 결과, 국제식량가격은 국내 가공식품에 11개월 뒤, 외식물가는 8개월 뒤에 최대로 영향을 미치며, 국제식량가격 급등기에는 파급 시차가 단축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공식품 등 식료품과 외식물가는 하방 경직성과 지속성이 높고, 체감물가와의 연관성도 높아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향후 국내 물가의 둔화 흐름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한은은 “가계지출 중 식료품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가계부담이 증대되고 실질구매력이 축소될 수 있는 만큼, 향후 식료품물가의 흐름과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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