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소액주주들 “독일 하팍로이드 인수 지지”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3.08.28 10:3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액주주 단체 “기업 가치 끌어올릴 적합한 후보”
해운물류 노하우 등 ‘국부 유출’ 논란도
HMM 컨테이너선 ⓒHMM 제공
HMM 컨테이너선 ⓒHMM 제공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의 인수전이 본 궤도에 오른 가운데 HMM 소액주주들이 독일 하팍로이드의 인수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주주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 소액주주들은 이달 말 산업은행(이하 산은)의 숏리스트(투자적격 후보) 선정을 앞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여 주주 위임장을 모으는 등 하팍로이드의 HMM 인수 지지 성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소액주주 단체 회원들은 독일에 위치한 하팍로이드 본사 측에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산업은행이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HMM 매각의 목표로 한다면, 독일 하팍로이드에도 본입찰 참여의 기회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팍로이드는 이번 HMM 매수를 위한 예비 입찰에서 외국계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를 자문사로 선정하고, 다른 경쟁 후보들보다 높은 인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이하 해진공)가 배임 논란을 의식해 1조원 규모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의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기로 한 가운데, 이들은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하팍로이드가 숏리스트에서 제외될 경우 배임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HMM 소액주주들은 현재 영구채 주식으로의 전환에 민감하게 반응 중이다. 코로나19로 해운업 호황기였던 2020∼2021년 HMM 주가가 크게 올랐던 가운데 2021년 산은과 해진공이 CB를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대량의 물량이 시장에 쏟아졌고, 이로 인해 주가가 폭락했기 때문이다.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 중인 HMM 지분은 40.65%이며, 과거 두 기관이 사들인 영구채 규모는 앞서 매각을 결정한 물량을 합쳐 총 2조6800억원이다.

이들은 “산은과 해진공이 주주 가치를 훼손하는 결정을 내려왔다”며 “침체기에 접어든 해운 업황을 고려할 때 세계 5위 선사 하팍로이드가 HMM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적합한 후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는 하팍로이드의 인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국부 유출’ 논란 때문이다.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와 부산항발전협의회는 지난 23일 “하팍로이드에 HMM을 매각한다면 국내 컨테이너 운송자산 해운물류 노하우 등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국가자산의 해외 유출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강석훈 산은 회장도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국적선사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만큼 HMM 인수를 통해 한국 해운산업에 기여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고, 자본·경영 능력을 갖춘 업체가 인수기업이 되길 원한다”고 희망했다.

글로벌 대형 선사 하팍로이드는 지난 6월 기준 총유동성이 100억 달러(한화 약 13조21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세계 해운사 중 5위 규모로, 컨테이너 선사 기준으로는 독일 최대 규모다. 유럽으로 들어오는 컨테이너 물류 상당수는 독일 항구를 거쳐 유럽 전역으로 운송되고 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