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서이초 학부모’ 직업이 수사에 영향?…매우 유감”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3.08.2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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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개인번호로 전화’ 의혹에 “학교로 건 전화 착신전환”
7월27일 종로구 서울특별시교육청 정문에 서이초등학교 담당교사 A씨를 추모하는 검은 리본이 달려있다. ⓒ연합뉴스
7월27일 종로구 서울특별시교육청 정문에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근무 중 극단선택한 교사 A씨를 추모하는 검은 리본이 달려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에서 학부모에 의한 교사 폭언 등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일명 ‘연필사건’ 관련 학부모의 직업이 경찰 수사에 영향을 줬다는 일각의 의혹은 전면 부인했다.

서울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28일 정례 기자간담회를 통해 “연필사건 관련 학부모의 직업은 이번 사건과 전혀 관련 없다”면서 “사건과 관련 없는 학부모의 직업이 공개되고, 학부모의 직업이 경찰 수사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연필사건’이란 지난 7월12일 서이초의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그은 사건이다. 이에 대한 관련 학부모의 악성 민원이 서이초 교사 A씨를 극단선택으로 몰고갔다는 취지의 의혹이 제기됐다. 가해 학생의 모친과 부친이 각각 경찰관과 검찰 수사관이란 사실이 공개되면서 경찰이 ‘제식구 감싸기’식 수사를 하거나, 해당 학부모 측이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으로까지 불거졌다.

경찰은 고인과 학부모 간의 문자 메시지 내역 등을 살핀 결과, 연필 사건(7월12~13일) 당시 가해 학생 학부모 측이 A씨에게 자신들의 직업을 언급한 정황은 없었다고 밝혔다.

연필사건 관련 학부모가 A씨의 비공개 개인 휴대전화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는 것 의혹 또한 사실과 다른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연필사건 이후 양측 학부모가 고인의 학교 내선번호로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되지 않아 A씨의 개인 휴대전화로 ‘착신전환’ 됐을 것이란 추정이다. 이같은 정황은 A씨의 아이폰 휴대전화와 연결된 아이패드를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포착됐다. 다만 A씨의 휴대전화인 아이폰은 기술적 한계로 인해 포렌식을 통한 통화·메시지 송·수신 내역 확인은 불가능했다.

현재까지 A씨 극단선택과 관련해 경찰에 입건된 학부모는 없다. 학부모가 고인에게 폭언이나 협박을 했다는 정황을 발견하지 못해서다.

경찰은 학부모 휴대전화 포렌식 수사를 통해 문자 메시지 등 내역을 확보해 조사했다. 다만 통화 녹음 파일은 찾지 못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포렌식을 했지만 통화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다”면서도 “하이톡(학급 소통 플랫폼)이나 문자, 동료 교사 진술 등 여러 가지 상황으로 봤을 때 폭언 부분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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