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청처럼 몸 던져라” “체포안 부결 당론으로”…이재명의 선택은?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08.2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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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워크숍서 정기국회·총선전략 논의…‘체포안 표결’ 두고 계파갈등 표출
일각에선 ‘대안 야당’ 면모 부족하다는 자성도…“총선 앞두고 설화 자제”
28일 강원 원주 오크밸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강원 원주 오크밸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기국회 전략 수립을 위해 의원들이 총출동한 더불어민주당 원내 워크숍에서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둘러싼 계파 갈등이 분출됐다.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를 향해 “심청처럼 몸을 던져라”며 희생을 촉구한 반면,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은 “당론으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지난 28일부터 1박2일간 강원 원주 오크밸리에서 의원단 워크숍을 열고 정기국회 운영 전략과 차기 총선 전략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워크숍의 핵심 쟁점은 차기 체포동의안 가부(可否) 논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조만간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차기 체포동의안 표결 정국이 가시화되고 있어서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자유토론 직후 취재진에 “(자유토론) 마지막 부분에서 당대표의 체포동의안이 혹시나 올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당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할 때 말했던 취지대로 ‘단호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과, 지금 검찰이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수사를 하는 만큼 당대표 개인이 아닌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시도로 보고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워크숍에 참석한 원내 관계자들에 따르면, 비명계 중진인 설훈 의원은 이 대표가 처한 상황을 ‘심청’에 비유해 “죽어도 죽은 게 아니고 다시 태어나서 왕비가 됐다. 우리 당의 자산이고 죽어야 환생해서 왕비가 된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변인도 “‘대표가 본인을 던져야 한다’는 의견 제시가 있었다”라며 “체포동의안이 오면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친명계로 분류되는 양경숙 의원은 해당 주장에 반발해 “당원에게 물어보자. 당론으로 부결하자”고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민주당이 지난달 당 혁신위원회 출범 직후 의원총회에서 결의를 모은 ‘불체포특권 포기’를 뒤집자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워크숍 일각에선 민주당이 유능한 대안 야당으로서의 면모가 부족하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당 전략기획위원장인 한병도 의원은 자유토론에 앞서 ‘하반기 정국 대응 방안’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우리 당에 대한 이미지가 정부·여당 견제는 미흡하고 비리 의혹이 이미지 하락의 원인”이라며 “설화에 휩쓸리게 되면 당의 선거에 갈수록 엄청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자제해달라”라고 당부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번 워크숍을 통해 9월 정기국회 표어를 ‘국민 지키는 민주당, 민생 챙기는 민주당’으로 정하고 119개에 달하는 민생 입법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중 핵심 7대 입법과제로 ▲폭염노동자보호법 ▲혁신성장지원법 ▲교권보호법 ▲민생경제회복패키지법 ▲중소기업투자활성화법 ▲벤처기업육성법 ▲영세건설사업자보호법 등이 선정됐다.

또 민주당은 민생 현안과 관련해서도 대정부 공세 전략을 재정비했다. 그 일환으로 박광온 원내대표를 단장으로 하는 ‘국민 지킴 민생 플랫폼’이라는 이름의 정기국회 대응팀도 함께 꾸렸다. 해당 팀을 통해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 고(故)채수근 상병 사망 관련 수사외압 의혹 등 주요 현안에도 역량을 동원해 정부에 맞서기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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