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에 ‘흉기난동’ 20대…범행 전 휴대폰 번호 3번 바꿨다
  • 문경아 디지털팀 기자 (mka927@naver.com)
  • 승인 2023.08.30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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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기소… 모교 교사들 근무지 검색하고 학사일정 파악해 범행
검찰 ⓒ연합뉴스
검찰 ⓒ연합뉴스

대전 대덕구의 한 고등학교를 찾아가 교사에 흉기를 휘두른 20대가 재판에 넘겨졌다.

30일 대전지검 전담수사팀대 (팀장 조석규)은 살인미수혐의를 받는 20대 A씨를 구속기소 했다.

앞서 A씨는 지난 4일 오전 10시경 대전 대덕구에 위치한 한 고등학교 교무실을 찾아 교사 B씨를에 약 10회에 걸쳐 흉기를 휘두르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B씨와 만나기로 연락하고 왔다”고 밝혔고, B씨가 수업 중이라는 얘기를 듣자 약 1시간가량 복도에서 기다렸다.

이후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에 있던 B씨를 찾아 흉기를 휘두른 후 도주했다.

A씨는 범행 약 2시간17분 만인 같은 날 오후 12시20분경 대전 중구 유천동의 한 아파트 인근 노상에서 긴급체포 됐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4시에도 흉기를 갖고 B씨가 근무하는 고등학교를 한 차례 찾아갔으나 B씨를 만나지 못하고 돌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고등학교 재학 당시 안 좋은 기억이 떠올라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실제 B씨는 과거 A씨가 재학하던 고등학교 교과 담당을 맡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전담수사팀을 꾸려 A씨의 인터넷 검색 기록 등을 압수수색하고, 임상심리평가, 카드내역 및 통화내역 분석, 가족과 교사 등 참고인 조사, 교육청 자료 분석 등 보강수사를 진행해왔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정신질환 피해망상을 겪어 B씨를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전 인터넷을 통해 모교 교사들의 현재 근무지를 검색하고, B씨가 ‘비공개 설정’이 되어있자 다른 교사에 물어보거나 학교 홈페이지를 찾아 직접 전화해 확인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A씨가 해당 통화 내역을 은폐하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7월20일까지 휴대전화 번호를 3차례 변경하고 기기를 초기화 하는 등 추적을 차단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B씨가 재직 중인 학교 학사일정을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후 방학식 직전 범행을 저지르려다 실패하자 개학식 다음 날인 지난 4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가 주장한 집단 괴롭힘 등은 사실이 아니며, 지난 2021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대전 소재의 한 정신과의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A씨는 정신과의원에서 입원 치료를 권유받았지만 이를 거절하고 추가 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도 확인됐다.

검찰은 A씨의 임상심리평가 결과 재범 위험성이 ‘높음’으로 나온 것을 고려해 재범 방지 차원에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B씨 건강 상태 확인 및 가족 면담 등을 통해 범죄 피해로 발생한 경제적 상황을 파악하고 생계비와 자녀 학자금, 치료비 등을 긴급 지원했다”며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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