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VIP 라운지 ‘노키즈존’ 운영 철퇴…인권위 “차별”
  • 이금나 디지털팀 기자 (goldlee1209@gmail.com)
  • 승인 2023.08.3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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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10세 미만 유·아동 일률적 제한 말라” 권고
국가인권위원회 간판 ⓒ 연합뉴스
국가인권위원회 간판 ⓒ 연합뉴스

백화점 우수고객 휴게실(VIP 라운지)을 영유아·어린이의 출입을 제한하는 '노키즈존'으로 운영하는 것은 차별행위에 해당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30일 인권위에 따르면, 서울의 한 백화점에 방문한 A씨는 생후 100일이 된 딸을 유모차에 태우고 우수고객 휴게실을 이용하려 했으나 자녀가 10세 미만이라는 이유로 휴게실 이용을 거부당했다며 지난해 5월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백화점 측은 이 지점의 우수고객 휴게실은 자녀를 동반하지 않는 고객의 취향에 맞춰 각종 가구·집기·액자 등의 실내 장식으로 휴게공간을 꾸몄으며 장식물에 고객이 다칠 우려가 있어 안전상의 이유로 10세 미만 유·아동의 이용을 제한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유·아동을 동반한 고객에게는 음료 포장 구매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백화점 내 지정 카페 이용권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인권위는 백화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권위는 "10세 미만 유·아동과 보호자 고객을 합리적 이유 없이 배제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해당 휴게실 시설은 아동에게 위험할 수 있다'는 주장이 아동을 배제할 타당한 사유라고 인정하지 않았다. 인권위는 "모서리가 날카로운 가구는 성인에게도 얼마든지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휴게실 환경이 우려된다면 안전상 유의를 당부하는 게시물을 부착하거나 직원 안내 등의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또한 인권위는 사회적 취약계층인 유·아동의 휴게실 출입을 제한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동행한 보호자에 대한 배제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문제의 백화점 대표이사에게 우수고객 휴게실 이용 대상에서 10세 미만 유·아동을 일률적으로 제한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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