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탄 빠진 교육계…나흘새 교사 3명 세상 등졌다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9.04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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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전북 군산 이어 용인서도 60대 교사 극단 선택
9월3일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 정문에 마련된 교사 A씨 추모공간을 방문한 시민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14년 차 초등교사인 A씨는 8월31일 오후 7시께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한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졌다. ⓒ 연합뉴스
9월3일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 정문에 마련된 교사 A씨 추모공간을 방문한 시민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14년 차 초등교사인 A씨는 8월31일 오후 7시께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한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졌다. ⓒ 연합뉴스

서이초 교사의 49재를 앞두고 교사 3명이 잇달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하면서 교육계가 비탄에 빠졌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35분께 경기 성남시 운중동 청계산 등산로 초입 부근에서 60대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 가족들은 지난 2일 외출한 A씨가 귀가하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자 이튿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A씨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을 통해 등산로 입구에서 숨져 있는 A씨를 발견했다. 

A씨는 현장에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으로부터 '최근 학부모 민원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진술이 있었다"며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9월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에서 열린 '50만 교원 총궐기 추모 집회'에서 교사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연합뉴스
9월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에서 열린 '50만 교원 총궐기 추모 집회'에서 교사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연합뉴스

서이초에서 극단 선택한 20대 교사의 49재인 이날 3명의 동료 교사를 잃은 교육계는 침통한 분위기다. 

앞서 지난달 31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한 아파트에서 서울 양천지역 초등학교 14년차 여교사 B(38)씨가 추락해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육아휴직 이후 지난해 2학기 교과전담교사로 복직했고, 6학년 담임을 맡은 지난 3월부터는 연가와 병가 등을 썼다. 사망한 날은 질병휴직 마지막 날이었다. 동료 교사들은 B씨가 올들어 6학년 담임을 맡은 뒤 업무에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주장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3일 열린 B씨 발인식에 참석해 유족의 손을 잡고 위로했다. 조 교육감은 "혹여라도 선생님이 고통받은 부분이 있으면 철저히 조사할 테니 걱정하지 마시라"며 "철저히 조사해서 고인의 가시는 길이 아름답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달 1일엔 전북 군산 동백대교 아래 해상에서 군산지역 초등학교 교사 C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동백대교 인근에 주차된 C씨의 승용차에서 발견된 휴대전화에는 유서 형태의 메모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메모에는 C씨가 학교에서의 어려움을 겪은 정황과 가족에게 작별 인사를 전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달 21일 사망한 서이초 교사의 49재 일인 이날 서울 국회와 각 시·도 교육청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추모행사가 진행된다. 교사들은 이날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정하고 연가나 병가를 이용해 추모에 참여할 전망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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