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 상태서 신학림과 사적 대화”…김만배 입 열었다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9.07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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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석방…허위 인터뷰 부인하며 ‘尹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선 긋기
뉴스타파, 신학림-김만배 대화 녹음파일 전체 공개 예고하며 ‘맞불’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9월7일 오전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돼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김씨의 구속기한이 임박하자 횡령,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추가 발부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으나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 연합뉴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9월7일 오전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돼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김씨의 구속기한이 임박하자 횡령,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추가 발부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으나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 연합뉴스

구속기한 만료로 6개월 만에 석방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최근 불거진 '허위 인터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에 있으면서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사건 수사를 무마했다는 녹취록 내용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김씨는 7일 오전 0시2분께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많은 분께 우려와 심려를 끼쳐드려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후폭풍이 일고 있는 뉴스타파 인터뷰와 관련해 김씨는 "검찰 수사를 하면서 여러 가지 성실하게 답한 부분이 있는데, 그 당시 (윤 대통령이) 대검 중수과장으로서 그런 영향력이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2021년 9월15일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을 만나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2과장이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의 수사를 무마해줬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신 전 위원장이 녹음한 김씨와의 대화 녹취록은 이후 대선 국면에서 뉴스타파를 통해 보도됐다. 

김씨는 당시 신 전 위원장과 대화를 나누게 된 배경도 설명했다. 그는 "신학림 선배가 언론계를 떠난 지 오래됐다고 생각했다"며 "15∼20년 만에 처음 저한테 전화가 오고 찾아왔을 때 제가 굉장히 이 사건 속에서 패닉 상태에 있었고, 오랜 지인으로서 위로나 그런 자리가 되지 않을까 해서 만났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장동 사건이 불거진 후 신 전 위원장이 자신에게 먼저 연락을 취해와 대화를 나눴을 뿐 '대장동 책임론' 화살을 윤 대통령에게 돌리려는 의도나 조작 시도는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적인 대화를 녹음하는지도 몰랐다"며 "그거(녹음 행위)는 신 선배가 저한테 사과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신 전 위원장과의 인터뷰가 보도됐다는 사실을 구치소에서 알게 됐다며 '인터뷰로 대선 국면을 바꾸려는 의도는 없었느냐'는 질문에 "제가 그렇게 능력 있는 사람은 아니다"고 답했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9월7일 오전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돼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9월7일 오전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돼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신 전 위원장의 책 3권을 1억6500만원에 산 이유에 대해서는 "신 선배가 오래전부터 관련 책을 쓰는 걸 알고 있었다"며 "언론인으로서 뛰어난 분이고, 그분의 평생 업적으로 예술적 작품으로 치면 그 정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산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대가성을 숨기기 위해 일부러 도서 판매계약서까지 작성했다는 검찰 측 입장에 대해선 "당시 날짜 부분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고 부인했다.

김씨는 또 신 전 위원장을 주축으로 언론재단을 만들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원래 언론재단을 만들어서 과거에 고생했던, 형편이 어려운 옛 동료들한테 보금자리가 되려고 많은 분하고 상의하고 얘기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부산저축은행 대출 브로커 조씨에게 허위 인터뷰를 종용했다는 의혹 역시 부인하면서 "염려 차원에서 우형이한테 형으로서 몇 가지 당부를 한 부분은 있다"고 했다.

한편, 김씨는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대장동 개발로 얻은 범죄수익 390억원을 은닉한 혐의로 올해 3월8일 구속기소 됐다. 1심 구속기간(6개월)은 이날 만료됐다.

검찰은 김씨의 구속 기한이 임박하자 지난 1일 횡령 및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추가 발부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은 최근 불거진 김씨의 '허위 인터뷰' 수사를 중점적으로 언급하며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구속 연장은 불발됐다. 

한편, 뉴스타파는 이날 오후 5시 이번 사태의 출발점이 된 신 전 위원장과 김씨가 나눈 대화 음성 녹음파일 전체를 공개한다. 

뉴스타파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내일(7일) 오후 5시 이번 사태의 한가운데에 있는 일명 '김만배 육성 녹음 파일'의 원본 전체, 72분 분량의 내용을 편집 없이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 대통령실, 정부, 여당, 보수언론 등이 일제히 제기하고 있는 주장에 철저히 반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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