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찾은 아디다스 가맹점주 “본사, 앞에선 ‘페어플레이’, 뒤에선 갑질”
  • 이해람 인턴기자 (haerami0526@naver.com)
  • 승인 2023.09.0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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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 사태 관련’ 국회 간담회 열려
가맹점주 “계약 해지하고 매장 강탈하려 해”
“모호한 가맹사업법, 명확하게 개정해야”
'아디다스 피해사례 발표 및 대안 모색 간담회'가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시사저널 이해람
'아디다스 피해사례 발표 및 대안 모색 간담회'가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시사저널 이해람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전국 아디다스 가맹점주들을 상대로 갑질을 일삼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아디다스 사태 피해사례 발표 및 대안 모색 간담회’에서 아디다스 가맹점주들은 “‘페어플레이’를 표어로 내세우더니 점주들에게 갑질을 일삼고 있다”며 “악덕기업들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아디다스코리아는 지난해 4월 기존 점주들 100명 중 19명만 ‘퓨처파트너’로 선정해 이들 매장만 유지하고 나머지 점주들에게는 계약 해지를 하겠다고 통보했다. 19명을 제외한 나머지 점주들의 매장은 2024년부터 운영이 종료된다. 다만 유예기간을 둬 2025년 6월까지는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

해당 정책이 발표되자 가맹점주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아디다스가 가맹점주에게 ‘상품 밀어넣기’, ‘비인기 사이즈 떠넘기기’ 등 갑질을 일삼더니 계약을 해지하고 매장을 강탈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제주에서 아디다스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홍우람씨는 아디다스의 ‘세컨드 제너레이션’ 정책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세컨드 제너레이션’은 가맹점주의 2세까지 가맹점을 운영하도록 요구하는 정책이다. 홍씨는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했지만 본사의 ‘세컨드 제너레이션’ 정책을 충족하기 위해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제주도로 터전을 옮겼다.

그런데 홍씨는 2019년 7억원의 빚을 떠안게 됐다. 본사가 권리금이 높은 특정 위치에 매장 확장지원을 강요하다면서 무리한 대출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홍씨의 주장이다. 설상가상 확장이전 직후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지역경제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사업이 어려워졌다. 홍씨의 아내는 “아이들의 학원까지 끊어가며 허리띠를 졸라맸지만 파트너 계약에서 탈락했다”며 “이제 코로나19가 끝나고 회복할 일만 남았는데 앞날이 깜깜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김재웅 아디다스 파주점 점주가 아디다스 본사로부터 입은 피해를 토로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해람
김재웅 아디다스 파주점 점주가 아디다스 본사로부터 입은 피해를 토로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해람

김재웅 아디다스 파주점 점주는 본사가 악성 재고를 가맹점으로 떠넘겨 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2008년부터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김씨는 “본사가 사이즈도 공개하지 않고 비인기 사이즈 등의 제품을 강제로 출고했고, 주문한 수량을 초과하는 제품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수억원의 빚을 떠안게 됐다는 것이 김씨의 주장이다. 그는 “딸에게 해준 것이 없어서 미안하다”며 “저와 다른 점주들의 억울함을 헤아려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아디다스코리아와 가맹점주 간의 갈등은 공정거래위원회로 옮겨 갔다. 하지만 공정위는 해당 사건이 가맹사업법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심사불개시를 결정했다. 가맹사업법은 ‘경영 및 영업활동 등에 대한 지원, 교육과 통제를 해야 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공정위는 ’통제‘를 ’상당한 수준의 통제‘로 보고 심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김재희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변호사는 “공정위가 가맹사업의 범위를 좁게 해석했다”며 “입법자의 의도, 해외입법례 등을 고려했을 때 아디다스 사건에 가맹사업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가맹사업법 조항이 모호하기 때문에 점주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명확히 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간담회를 개최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박주민 의원은 “가맹점주들이 공정한 조건에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김성주 의원도 “제도 개선을 위해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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