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폭염’ 시달리는 지구촌…9월 들어 연중 최고기온 기록도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3.09.09 16:0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국 5일 연속 30도 이상 기록…벨기에 사상 첫 9월 폭염
프랑스는 더위 피해 한밤중 포도 수확…미 곳곳도 무더위
늦여름 폭염이 계속되는 지난 7일(현지 시각) 영국 남해안 브라이튼 해변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피서객들이 햇살과 바다를 즐기고 있다. ⓒAFP=연합뉴스
늦여름 폭염이 계속되는 지난 7일(현지 시각) 영국 남해안 브라이튼 해변에서 피서객들이 바다를 즐기고 있다. ⓒAFP=연합뉴스

올해 관측 이래 가장 더운 여름을 기록한 가운데, 가을로 접어든 9월에도 지구촌 곳곳에서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8일(현지 시각) 블룸버그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수도 파리는 오는 10일 최고 34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보됐다. 이는 평년 기온보다 9도 이상 높은 수준이다.

프랑스 남부 보르도 지역에서는 폭염으로 포도 수확을 한밤중이나 새벽에 하는 농장이 늘고 있다. 포도의 신선도가 와인의 품질을 좌우하는데 수확철까지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냉장 보관 설비 없이는 낮에 도저히 작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로 폭염이 이어지면서 포도가 빨리 익어 수확 시기도 앞당겨졌다. 보르도의 한 농장주는 "어릴 때는 부모님이 11월에 포도를 수확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작년 수확은 9월30일에 마무리됐다"며 "보르도의 와인업자라면 기후변화가 가짜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지난 7일 올해 들어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잉글랜드 남동부 위즐리에서는 낮 기온이 32.6도까지 올라 지난 6월의 32.2도를 넘으며 올해 들어 가장 더운 날로 기록됐다. 수은주는 5일 연속으로 30도를 넘겼는데 이는 영국의 9월 기준 최장 기록이다. 영국 기상청은 주말에도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9일 기온은 33도에 육박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벨기에는 사상 처음으로 '9월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벨기에 기상 당국은 5일 연속 낮 기온이 25도를 넘으면 폭염으로 규정하는데, 수도인 브뤼셀 남부 관측소에서 지난 4∼8일 기온이 25도를 넘었으며 이 중 사흘은 30도를 웃돌았다. 벨기에 왕립기상연구소는 "1892년 기록을 시작한 이래 폭염은 모두 48차례 있었는데 이번 폭염은 9월에 나온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역시 거의 전역에서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미국의 경우 이 가을 폭염이 주말까지 이어진 뒤 애리조나와 캘리포니아 등 남서부 지역으로 번질 것이라는 예보가 나왔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5∼6일에는 북동부와 중부 대서양 연안, 남서부에 이르는 지역 곳곳에서 같은 날 기준 역대 최고 기온을 찍었다. 텍사스주는 5일 위치토폴스의 기온이 화씨 108도(섭씨 42.2도)까지 치솟는 등 전역에서 화씨 100도(37.8도)를 웃돌았고 오클라호마주 오클라호마시티도 화씨 104도까지 올랐다.

WP는 텍사스, 오클라호마, 미네소타, 워싱턴, 메인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폭염주의보·경보가 내려져 8000만 명 이상이 영향을 받았으며, 이 때문에 여러 곳에서 임시 휴교나 등하교 시간 조정 등 조처를 했다고 전했다.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는 내주 초까지 무더위가 계속될 수 있다고 WP는 덧붙였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