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또 연중 최고치 경신…“4분기 하루 330만 배럴 부족 예상”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3.09.1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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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회복에 유류 수요↑…재고분 감소·공급감소 우려 확산
JP모건 “유가 100달러 도달 미지수…상승 모멘텀 소진됐다”
12일(현지 시각)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2.06달러로 전날 대비 1.42달러(1.6%) 오르며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해 11월16일(92.86달러) 이후 10개월 만의 최고치다.ⓒ AP=연합뉴스
12일(현지 시각)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2.06달러로 전날 대비 1.42달러(1.6%) 오르며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해 11월16일(92.86달러) 이후 10개월 만의 최고치다.ⓒ AP=연합뉴스

세계 경제 회복세에 따른 유류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발적 석유 감산 연장과 재고량 부족이 맞물리며 올 4분기 글로벌 석유 시장의 공급 부족분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이에 국제유가는 또 한 번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12일(현지 시각)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2.06달러로 전날 대비 1.42달러(1.6%) 오르며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해 11월16일(92.86달러) 이후 10개월 만의 최고치다.

뉴욕상업거래소의 10월 인도분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8.84달러로 전날보다 1.55달러(1.8%) 상승했다. 이 역시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국제유가가 또 최고치를 쓴 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내놓은 올 4분기 석유 공급량 부족분 예측치와 맞닿아있다. OPEC은 이날 9월 월례 보고서를 통해 세계 경제가 회복하며 전 세계 석유 시장이 올 4분기에 하루 330만 배럴에 달하는 공급량 부족에 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OPEC 13개 회원국은 이번 분기 들어 현재까지 하루 평균 2740만 배럴을 생산해 왔다. 이는 소비자 수요에 비해 약 180만 배럴 적은 생산분이다. OPEC은 올 4분기 예상되는 소비자 수요를 모두 충족하려면 하루 약 3070만 배럴을 공급해야 한다고 추산했다. 결국 하루 330만 배럴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원유 재고량도 적은 상황이다. 선진국의 원유 비축량은 이미 2015~2019년 평균보다 약 1억1400만 배럴이나 적은 상태다. 블룸버그는 세계 석유 재고량이 이번 분기에 급감했으며, 4분기 공급 부족이 현실화하면 2007년 이후 최대의 재고 감소 상황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보고서는 오는 2024년까지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225만 배럴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OPEC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지정학적 긴장 등 각종 악재에도 "지속적인 세계 경제 성장이나 특히 관광과 항공 여행 및 차량 이동의 꾸준한 회복을 고려할 때 석유 수요가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내년에도 중국의 지속적인 상황 개선 속에 견고한 세계 경제 성장으로 석유 소비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비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 OPEC플러스(+)를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주 석유 공급 위축에도, 연말까지 하루 13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의 감산 강경책은 OPEC플러스 동료 회원국인 러시아의 수출 축소에 따른 것으로, 취약해진 세계 경제에 또다른 인플레이션 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반면 미국 측은 다소 상이한 시각을 드러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단기 전망 보고서에서 공급 부족이 예상되고는 있지만 OPEC의 예측치보다는 크게 적다는 것이다. EIA는 4분기 전 세계 시장의 부족분을 하루 23만 배럴 정도로 관측했다. 13일에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석유량 부족분 전망치를 발표한다.

같은 선상에서 JP모건과 RBC 캐피털 마켓은 현 상황에서 유가가 100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싱가포르 소재 반다 인사이츠 설립자인 반다나 하리는 "현재 상승 모멘텀이 소진됐다"며 "추가로 상승하려면 새로운 요인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미 유럽에서는 디젤 가격이 고공행진하며 톤당 1000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휘발유 가격은 계절적으로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미국 항공사들은 승객들에게 가격 상승에 대비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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