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 흉기난동’ 조선 측, 스토킹 피해망상 주장…“환청 들려”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3.09.13 14:5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檢, 2차 공판서 “‘서현역 흉기난동’ 이후 진술 번복”
4명의 사상자를 낸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이 28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 연합뉴스
4명의 사상자를 낸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의 범인 조선(33)이 7월28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칼부림 난동을 벌여 4명의 사상자를 낸 조선(33) 측이 재판에서 스토킹 피해망상에 의한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선 측 변호인은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2-2부(조승우·방윤섭·김현순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살인, 살인미수 등 혐의 관련 2차 공판에서 “죽일 생각은 아니었고 상해를 가할 생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조선 측 변호인은 “피고인(조선)은 자신을 스토킹하는 사람을 닮은 듯한 사람들이 보여서 공격한 것”이라면서 “택시에서 내렸을 때 거리에서 환청이 들렸고, 스토킹 조직원이 길에 있는 것 같은 환상이 보여서 남성들을 공격했다”고 강조했다. 누군가 자신을 해치려 한다는 피해망상을 겪은 끝에 벌어진 우발적 범행이란 취지의 주장이다.

반면 검찰 측은 조선이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발생 이후 범행 동기 관련 진술을 번복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검찰은 조선의 앞선 진술 변화에 대해 “유사 범행인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이 스토킹 망상 때문에 범행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한 직후인 5회차 피의자 조사 때부턴 진술을 번복해 스토킹 집단이 자신을 미행하고 죽이려고 해 범행했다고 주장했다”고 짚었다.

검찰은 조선의 앞선 진술들에 대해 “1~3회 조사에서는 조선이 ‘잘생긴 사람, 키 큰 사람에게 열등감을 갖고 있다’, ‘나는 또래 남성들보다 키도 작고 어깨도 좁다’ 등 열등감을 표출하고 있다”면서 “조선의 심리 상태를 분석해 봤을 때, 열등감에 의한 분노를 사회나 타인에게 전가하고 결국 급작스러운 분노 폭발 행위로 번졌다”고 분석했다.

한편 조선은 지난 7월21일 오후 2시7분 서울 관악구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 번화가에서 일면식이 없는 20~30대 남성 4명을 흉기로 찔러 1명을 사망케 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직후 자신을 체포하려는 경찰에게 “X 같아서 죽였다”고 말하는 장면이 온라인상에 공유돼 국민적 공분을 사기도 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