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결국 주담대 한도 DSR 산정 ‘최장 40년’으로 제한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3.09.1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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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부터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 접수 중단
13일 금융위원회는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만기를 최장 40년으로 제한하고 가산금리도 적용해 대출 한도를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가계대출이 5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최근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대출 급증의 요인으로 지목되자 금융당국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만기를 최장 40년으로 제한하고 가산금리도 적용해 대출 한도 축소에 나섰다. 과잉 대출 여지가 있는 특례보금자리론에 대한 기준도 강화한다.

13일 금융위원회는 은행권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따라 이세훈 사무처장 주재로 '가계부채 현황 점검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대책을 내놨다. 이날 회의에는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주택금융공사, 은행연합회, 금융연구원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은행권 주담대를 중심으로 5조∼6조원 수준의 가계 대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 향후 가계 부채 증가세를 막기 위해 면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아울러 가계부채 증가세를 주도한 은행들의 50년 만기 주담대가 DSR 규제 우회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고, 특례보금자리론은 대상 범위를 좁혀 서민·실수요층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며 단계적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50년 만기 대출이 DSR 규제 우회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이날부터 대출 전 기간에 걸쳐 상환 능력이 입증되기 어려운 경우 DSR 산정 만기를 최대 40년으로 제한된다. 다만, 개별 차주별로 상환능력이 명백히 입증되는 경우 50년 만기 대출도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은행이 자체적으로 40∼50년 만기 대출 상품을 취급할 경우 과잉 대출이나 투기 수요 등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관리한다.

집단대출이나 다주택자, 생활 안정 자금 등 가계 부채 확대 위험이 높은 부문에 대해서는 은행권이 취급을 주의하도록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집단대출 등 50년 만기 대출을 큰 규모로 취급한 특수은행 등에 대해 DSR 대출 규제 특례가 제대로 운용되는지 점검하고, 금감원을 통해 가계대출 취급이 많은 은행의 취급 실태 파악에도 나선다. 

변동금리 대출에 대해서는 향후 금리 상승 가능성을 고려해 엄격한 수준의 DSR 규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DSR 산정 시 일정 수준의 가산 금리를 적용하는 '스트레스(Stress) DSR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연 소득 5000만원인 차주가 금리 4.5%로 DSR 40%에 50년 만기로 대출할 경우 가산금리 1%포인트(p)가 적용되면 기존에 4억원이던 대출 가능액이 3억4000억원으로 줄게 된다.

1년간 한시적으로 공급하기로 했던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 상품의 지원 대상자(부부합산 연 소득 1억원 초과 차주 또는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주택 대상)와 기존에 주택을 보유한 일시적 2주택자는 오는 26일까지 신청을 받고 27일부터 접수를 중단한다. 서민·실수요층에 해당하는 우대형(부부합산 연 소득 1억원 이하 및 주택가격 6억원 이하) 특례보금자리론은 계속 공급된다.

이세훈 금융위 사무처장은 "50년 만기 대출 취급에서 나타난 느슨한 대출행태를 바로잡으려면 차주의 상환 가능성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과잉 대출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은행권의 역할이 필요하다"면서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은행권을 비롯한 금융권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당부하며 금융당국도 제도개선과 기준 마련에 힘써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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