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범도 단식’ 한동훈에 이준석도 일침…“尹 대신 도어스테핑?”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09.1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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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韓 사견으로 보기 어려워”…박지원 “尹의 말 총대 메고 대신하나”
박성준 “尹정권 언어 쓰면서 野 조롱·폄훼”…박범계 “본인이 더 잡스러워”
3월27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에 현안보고를 위해 참석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시사저널&nbsp;이종현<br>
3월27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에 현안보고를 위해 참석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시사저널 이종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 중 병원에 실려 간 날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 대표를 겨냥해 ‘단식한다고 사법시스템이 정지되면 다른 잡범도 하지 않겠냐’고 발언해 논란에 휩싸였다. 야당은 물론 여당의 이준석 전 대표도 한 장관을 향해 “윤석열 대통령 대신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을 하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8일 저녁 KBS 2TV 《더 라이브》에 출연, 한 장관의 발언에 대해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을 어느 순간 한 장관이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 장관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를 겨냥해 “수사 받던 피의자가 단식·자해한다고 해서 사법시스템이 정지되는 선례가 만들어지면 안 된다. 그러면 앞으로 잡범들도 이렇게 할 것”이라고 수위 높게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건 한 장관 개인의 사견이라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정치인 거취에 관한 민감한 말은 장관이 마음대로 말할 수 있는 범주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 장관이 윤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다는 특수한 위치를 고려하면 이런 민감한 발언은 피했어야 했다”며 “대통령과 교감 하에서 한 발언일 것이라는 의심을 받기 딱 좋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마침 대통령실에서도 ‘내가 단식하라 그랬냐’라며 비슷한 말을 하지 않았는가”라며 “한 장관 개인 발언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과 대통령실 관계자 발언을 합쳐 보면 국민들은 ‘대통령이 한 장관과 비슷한 생각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가질 수 있다”고 의구심을 표했다.

야권에서도 한 장관에게 공세를 집중시키고 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날 같은 방송에서 한 장관의 발언을 두고 “잡범들이 할 만한 소리를 법무부 장관이 했다. 어쨌든 국무위원이면 (정치적으로) 나서지 않고 좀 진중했으면 좋겠다”며 “장관이 마치 정당 대변인처럼 삼라만상에 치고 들어오니 정치가 되겠나”라고 직격했다.

이어 “정치적으로 봤을 때 대통령 측근의 심중을 이해는 한다. 대통령 할 말을 총대 메고 대신해 주는 것 아닌가”라며 “다만 그런 건 정치인이 해야지 국무위원인 장관이 하는 건 적절치 않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저렇게 행동하면 나중에 불행해진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 박성준 의원도 같은 날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출연, 한 장관의 발언을 두고 “윤석열 정권의 언어다. 극단의 언어를 쓰고 교만하면서 이 대표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 조롱하고 단식을 폄훼하는 모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한 장관이 말끝마다 증거 차고 넘친다고 하는데 왜 구속에 매달리는 것이냐”며 “새로운 증거 하나도 없으면서 구속영장으로 괴롭히겠다는 얘기가 아니겠나”라고 비판했다.

전직 법무부 장관이었던 박범계 민주당 의원도 한 장관을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1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한 장관의 발언을 두고 “아이고 잡스럽다”고 응수했다. 이어 “한 장관이 검사일 때 소위 검언유착과 관련해서 영장집행을 하려고 하자 자기 아이폰 비번을 안 풀었다. 고위직 검사라면 수사에 협력하는 것이 도리로 그래야 다른 잡범들이 따라하지 않을 것 아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찰에 대해서도 “검찰이 (이 대표) 병원 후송 직후에 영장을 청구했다. 패륜적인 법에도 눈물과 피가 있는 거 아니냐”라며 “법(法)이라는 것은 물 수(水)자에 갈 거(去)”라고 주장했다. 법은 글자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여야 하는데, 지금 검찰은 이를 거스르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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