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24시] “유서 깊은 황성공원에 대형 태극기 게양대가 웬말”  
  • 이승표 영남본부 기자 (sisa540@sisajournal.com)
  • 승인 2023.09.2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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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도시기구 아태총회, 경주서 열려
경북문화관광공사, 뮤지컬 《더 쇼! 신라하다》 제작 발표회

경주시가 7억 원의 예산을 들여 황성공원에 56m 높이의 대형 태극기 게양대 설치를 추진하면서 시민들의 찬반 논란에 직면했다.

지난 15일 경주시의회는 집행부가 제출한 황성공원 내 대형 태극기 계양대를 설치하는 안건을 상정해 찬·반 양론 격론을 벌인 끝에 표결로 통과시켰다. 국기 계양대의 높이가 56m인 것은 신라를 다스린 56왕을 상징한다는 것이 집행부의 설명이다.

이에 반론을 제기한 김동해 의원(무소속)은 “신라56왕과 태극기가 무슨 상관이 있느냐, 상징물을 만들려면 시민 여론을 묻는 공청회를 통한 시민공감대 형성이 우선인데 이를 무시한 의도가 무엇이냐”라고 따졌다. 

이강희 의원(비례·민주당) 역시 “56m나 되는 대형 국기 게양대가 황성공원 내에 설치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800억 원을 들여 공원 내 시립도서관을 준비하고 있는 시가 경관과도 어울리는지를 고려했는냐”고 집행부를 몰아세웠다. 

반면 박광호 의원(국민의힘)은 “삼국통일의 상징성과 시민들의 자긍심을 높이려면 오히려 더 크게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같은 당 한순희 의원도 “태극기게양을 반대하는 것은 시의원으로써의 국가관과 애국관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시의회를 찾은 경주환경운동연합의 이상홍 대표는 본회의가 열리기에 앞서 “(황성공원)마스터플랜에도 없는 대형 시설물을 설치하려면 시민들의 의견을 묻는 절차가 선행돼야 하는데 이를 무시하고 예산확보를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를 두고 지역 문화계의 한 인사는 “신라 왕들이 사냥을 즐겼다는 전설이 깃든 유서깊은 황성공원에 대형 태극기 게양대가 웬말인가. 삼국 통일의 공신인 김유신 장군을 기리는 동상도 공원에 자리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처럼 경주시가 7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유서깊은 황성공원에 공원의 역사적 정서와도 어울리지 않는 대형 태극기 게양대를 공원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추진하게 되자 이를 인지한 시민들의 원성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018년 중국 쑤저우에서 열린 OWHC 제3차 아태총회 모습 ⓒ경주시

◇ 세계유산도시기구 아태총회 경주서 열려

‘제14차 세계유산도시기구 아태총회(OWHC-AP)’가 오는 10월10일부터 13일까지 경주힐튼호텔과 월정교 일원에서 열린다.

OWHC-AP는 경주시에 본부를 두고 있는 문화유산분야 국제기구로 경주시가 지난 2013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앞서 2012년에는 아태총회를, 이어 2017년에는 세계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총회의 주제는 ‘유·무형 유산활용을 통한 세계유산도시 역량강화’다. 국내외 25개 도시 시장단과 관련분야 전문가, 국내외 대학생, 청소년 등 250여명이 총회에 참가한다.

세계유산도시 권위자인 로열홀러웨이 이몬 교수런던대학의 데이빗 교수와 도시건축 권위자인 이스라엘 예루살렘 예술디자인대학의 마이클 터너 교수 등 24명의 전문가 그룹이 주제발표자로 나선다.

총회 첫 날에는 개막식과 환영만찬을, 둘째 날 오전에는 아태지역사무처 업무보고와 신라왕경복원과 관련한 도시별 사례와 정책발표를 가진다. 이어 해외 시장단 회의와 학술심포지엄이 열린다. 둘째 날 저녁에는 현장 행사로 교촌마을과 월정교, 동궁과 월지를 잇는 문화재 야행 이 이어진다.

셋째 날에는 ‘고대 실크로드 루트와 세계유산도시’를 주제로 전문가 워크샵과 세계유산 홍보관 견학, 도시별 사례 정책발표를 끝으로 폐막식을 갖는다. 넷째 날에는 양동마을 답사를 끝으로 공식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게 된다.

특히 이번 총회에서는 국내외 청소년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하는 ‘어깨동무캠프’와 ‘유스포럼’이 마련되면서 지식 공유는 물론 소통과 교류가 이어지는 국내·외 청소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계기가 이루어지리란 기대가 나온다.

주낙영 시장은 “세계유산은 우리 모두가 지켜나가야 할 인류의 자산임과 동시에 관광자원으로서도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이 더욱 더 균형있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문화관광공사가 19일 서울 일지아트홀에서 ‘2023 신라문화기반 창작뮤지컬’로 선정한 뮤지컬 ‘더 쇼! 신라하다’의 제작 발표회를 열었다. ⓒ 경북문화관광공사

◇ 경북문화관광공사, 《더 쇼! 신라하다》 제작 발표회 

경북문화관광공사가 19일 서울 일지아트홀에서 ‘2023 신라문화기반 창작뮤지컬’로 선정한 뮤지컬 《더 쇼! 신라하다》의 제작 발표회를 가지고 본격적인 공연에 나섰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김성조 경북문화문화관광공사 사장을 비롯해 남경주, 김동완, 세용, 유권, 린지, 낸시 등 주연 출연진들이 모두 참석해 주목을 더했다. 

김성조 사장은 간담회에서 “경주가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문화예술 콘텐츠를 강화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신라문화를 기반으로 한 창작뮤지컬을 제작·공연함으로써 지역 공연예술의 브랜드 가치와 인지도를 더 높여 관광객 유치에도 기여하고자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더 쇼! 신라하다》는 천년 전 신라시대부터 이어져오는 경주의 아름다움을 현대 예술과 접목시켜 화려한 무대, 영상, 그에 걸맞은 안무와 노래의 조화를 통해 남녀노소와 내·외국인 누구나 관람의 장벽 없이 즐길 수 있는 신나고 새로운 ‘쇼 뮤지컬’로 선보이게 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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