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만 전년比 2000억원↑…올해 전체 1조원 이상 늘 듯
“과세 속도에 브레이크 필요한 건 대기업 아니라 직장인”
올해 법인세와 양도소득세가 각각 19조원, 11조원 등 약 30조원 가량 줄어든 가운데 근로소득세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월별 세목별 세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누적 국세수입은 217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61조원보다 43조4000억원 줄었다.
국세수입 감소에는 법인세와 양도세가 쪼그라든 영향이 컸다. 1~7월 법인세 신고분은 36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9조1000억원(-36.3%) 감소했고, 양도소득세는 9조6000억원으로 11조1000억원(-53.6%) 줄었다. 법인세와 양도소득세 등 2개의 세목은 총 30조2000억원 줄어 전체 세수결손의 70%를 차지했다. 나머지 부가세(-6조1000억원), 증여세(-9000억원), 증권거래세(-7000억원), 종합부동산세(-3000억원) 등도 줄줄이 쪼그라들었다.
이런 가운데 직장인이 내는 세금인 근로소득세는 나홀로 증가했다. 올해 1~7월 누적 근로소득세는 37조원으로, 1년 전보다 1000억원(0.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소득세는 7월에만 5조8000억원이 걷혀 전년 대비 2000억원 정도 늘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말 근로소득세는 지난해보다 1조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악화와 감세 정책의 영향으로 법인세, 양도세, 종합소득세 등은 줄줄이 감소하는데 유리지갑인 직장인이 낸 세금만 나홀로 증가하게 되는 셈이다.
내년 근로소득세 비중 17.8% 예상…법인세는 21.1%로 하락
근로소득세는 최근 수년 사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국세청이 징수한 근로소득세액은 60조4000억원으로 2017년(35조1000억원)에 비해 7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국세 증가폭인 49.2%를 크게 상회한다.
전체 국세에서 근로소득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 추세다. 2017년 13.2%에 그쳤던 근로소득세 비중은 지난해 15.3%로 늘었다. 이 비중은 내년에는 17.8%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내년 국세수입 예산안에 따르면, 총수입은 올해 대비 33조1000억원(6.3%)이 줄어들지만, 근로소득세는 1조5000억원(2.4%)이 늘어난 62조100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올해 기업 실적 악화로 내년 법인세는 77조7000억원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국세에서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22.5%에서 내년 21.1%로 줄어든다.
고용진 의원은 “경기악화와 감세정책의 영향으로 법인세, 양도세, 부가세 등 세수가 줄줄이 쪼그라들었는데, 유리지갑인 직장인이 낸 세금만 증가하고 있다”면서 “과세 속도에 정작 브레이크가 필요한 이들은 대기업이 아니라 직장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기업에 세금을 깎아주면 투자가 증가해 세금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막대한 세수펑크로 세수만 축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