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에 ‘단식 중단’ 설득…퇴원 무리” 녹색병원장이 남긴 당부는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9.2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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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혁 병원장 ”‘손 잡아달라’는 사회적 약자 목소리 잊지 말아달라“
‘예방에서 재활까지’ 약자 위한 전태일 의료센터 건립 지지 및 관심 호소
문재인 전 대통령이 9월19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방문해 입원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9월19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방문해 입원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고 있다. ⓒ 연합뉴스

임상혁 녹색병원장이 '병상 단식'을 이어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단식 중단을 지속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 원장은 그간 단식을 통해 한국 사회에 메시지를 던져 온 참사 유족과 사회적 약자들의 절박한 호소를 기억해달라고 당부했다. 

임 원장은 2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병상 단식을 지속 중인 이 대표에 대해 "아직도 단식을 계속하고 있어 저희(의료진)들이 계속 단식을 중단하라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원장은 "(이 대표가) 수액 치료만 하고 있다"며 수액을 통해 체내에 전해질이나 수분을 공급하는 최소한의 치료만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퇴원 일정에 대해 임 원장은 "우선 단식을 풀어야 된다"며 "그렇게 (건강이) 안 좋은 분을 퇴원시킬 순 없다"고 했다. 

국회에서 단식을 하던 이 대표가 건강이상으로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이송된 후 녹색병원으로 옮겨진 경위에 대해서도 개인적 친분에 따른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임 원장은 "이 대표가 단식 돌입 후 열흘 정도 지나서 (건강 악화시 병원에 가게되면 녹색병원에) 가겠다고 했다"며 "그냥 '정치인이 오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와 관련된 활동을 하면서) 여러 의원들과 사진을 찍었고, 이 대표와도 찍었지만 이번에 저희 병원에 입원해 처음으로 말을 나눈 관계"라고 부연했다. 

국회 빈곤아동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임 원장은 "김영주 국회 부의장 직속에서 빈곤 아동에 대한 정책자문을 하고 있는데 김 부의장과 이번 달만 세 번의 세미나와 식사를 했다. 이 정도면 끈끈한 관계라고 할 것"이라며 입원 전 별다른 교류를 한 적 없는 이 대표와는 개인적 관계가 형성돼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단식으로 인한 건강 이상으로 녹색병원에 입원했던 환자가 1000명이 넘고, 여러 정치인과 사회적 참사 유족 등도 녹색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임 원장은 전했다. 

임 원장은 "54일 단식을 했던 파리바게뜨 임종린 지회장이라든지 종교인, 이태원 참사 어머니들, 또 김용균재단 김용균 어머니 김미숙씨 많은 사회적 약자들이 저희 병원에 입원했다"며 이들이 단식을 통해 전달하려 했던 메시지에 주목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 분들의 목소리는 딱 하나 '우리들의 목소리를 들어 달라, 우리의 손을 잡아 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절망적인 때 단식을 하는데 저희 병원에 방문해 있는 많은 언론 분들이 이런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그들의 손을 잡아주시길 부탁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9월1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병상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 앞에서 한 지지자가 손팻말을 들고 있다. ⓒ 연합뉴스
9월1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병상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 앞에서 한 지지자가 손팻말을 들고 있다. ⓒ 연합뉴스

한편, 녹색병원은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전태일 의료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임 원장은 "전태일 정신을 실현하는 병원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전태일 정신이 사회적인 약자에게 나누고 베풀고 그리고 연대하는 정신인데 우리 사회에 그런 것들이 너무 많이 무너져 있다"고 진단했다. 

녹색병원의 부설기관으로 설립될 전태일 의료센터는 노동자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운영될 방침이다. 

임 원장은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다치고 병이 들면 원래의 직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한 40%밖에 안된다"며 "60%는 직장을 잃거나 더 낮은 직장으로 간다"고 암울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치료뿐만 아니라 재활까지 해서 다시 일하는 직장으로, 현장으로 복귀시키는 재활센터"라며 "예방에서 재활까지 사회적인 약자를 위한 의료기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원 조달 계획에 대해 임 원장은 "(전태일 의료센터 건립에) 190억 정도 들 것"이라 전망하며 "건립 기금을 모으고 있고 50억 정도를 국민참여 기부방식으로 하려 한다"며 시민들의 많은 참여와 후원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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