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명 등 혐의를 받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군검찰의 세 번째 소환조사에 출석했다.
박 전 단장은 20일 오후 1시30분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 출석했다. 박 전 단장의 변호인과 빨간색 해병대 티셔츠를 착용한 해병대 전역 전우들이 동행했다.
박 전 단장의 법률대리를 맡은 김정민 변호사는 “‘(경찰) 이첩 대상자 8명을 변경하라. 아예 특정하지 말고 넘기라’는 건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차관의 지속적인 요청사항이었다는 게 여러 경로로 확인된다”면서 “해병대사령관은 국방장관의 지시사항이 위법했기 때문에 차마 박 전 단장에게 명시적 (이첩 보류) 명령을 못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김 변호사는 국방부 검찰단의 사전 구속영장청구서에서 정종범 해병대부사령관이 지난 7월 말 장관 지시사항으로 ‘수사자료는 법무관리관실에서 최종 정리를 해야 하는데, 혐의자를 특정하지 않고 경찰에 필요한 자료만 주면 된다’는 내용을 정리해 박 전 단장 등에게 전파했다는 내용과 관련해선 “장관 주재 회의에서 그렇게 결론이 도출됐다면 당연히 장관 지시사항이 아니겠느냐”면서 “그게 장관 지시가 아니라면 (박 전 단장이) 무엇을 (항명해서) 어겼는지도 애매해진다”고 짚었다.
박 전 단장의 군검찰 출석은 8월28일, 지난 5일과 함께 이번이 세 번째다. 일각에선 군검찰이 이번 조사를 끝으로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란 예측이 나온다.
한편 박 전 단장은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작전에 투입됐다 순직한 故 채수근 해병대 상병 관련 수사 결과를 경찰에 이첩하지 말고 보류하라는 국방부 장관의 지시에 불복한 혐의로 지난 8월2일 군검찰에 입건됐다. 핵심 쟁점은 국방부 장관의 명시적 이첩 보류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로, 박 전 단장 측은 그런 지시가 없었다는 취지의 입장을 고수해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