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도민 애환 서린 전주종합경기장, ‘MICE산업 중심지로’
  •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3.09.22 17:2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이스복합단지 조성사업’ 본격화…개발계획 변경안 시의회 통과
12만㎡에 전시컨벤션센터·고급호텔·백화점·시립미술관 등 건립
2028년 연말 안 완공 목표…롯데쇼핑, 대물변제방식 단지개발

전북 전주시 종합경기장은 오랜 시간 전북도민과 함께 한 애환이 서린 곳이다. 종합경기장 일대는 한때 전주의 중심이었다. 맞은편에는 전북대가 있어 젊음의 거리이기도 했고, 종합경기장의 야구장은 쌍방울 레이더스 프로야구단의 홈구장으로 사용됐다. 그러나 1963년 도민 성금으로 지어진 전주종합경기장은 60여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비가 오면 물이 샐 정도로 시설 노후화가 심한 상태다. 여기에 시설물 안전 등급도 종합경기장은 C등급, 야구장은 D등급으로 분류돼 본부석과 관람석 사용이 폐쇄되는 등 본래 기능을 수행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전주시가 전주종합경기장 일원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도시재생사업 추진에 나섰다.  이 도시재생사업의 핵심은 종합경기장 재개발이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데 그치지 않고 마이스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나며 지역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종합경기장 부지에 대규모 컨벤션센터와 고급 호텔, 백화점 등을 건립해 전시컨벤션 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마침내 전주종합경기장 마이스복합단지 조성사업이 본격화하게 됐다. 전주종합경기장을 마이스복합단지로 개발하는 계획안이 시의회에서 확정되면서다. 전주시가 2005년 종합경기장 일대 재개발 계획을 수립한 지 20여년 만이다. 

지난 60여년 간 전북도민의 애환이 서린 전주종합경기장이 ‘MICE산업 중심지’로 재탄생한다. 전주시가 전주종합경기장 부지를 대상으로 추진 중인 마이스복합단지 조성사업이 본격화하면서다.  전주종합경기장 전경 ⓒ전주시
지난 60여년 간 전북도민의 애환이 서린 전주종합경기장이 ‘MICE산업 중심지’로 재탄생한다. 전주시가 전주종합경기장 부지를 대상으로 추진 중인 마이스복합단지 조성사업이 본격화하면서다. 전주종합경기장 일대 전경 ⓒ전주시

종합경기장에서 MICE산업 거점으로 재탄생

전주시의회는 21일 본회의를 열어 도시건설위원회가 통과시킨 ‘종합경기장 이전 및 복합단지 개발사업 변경 계획 동의안’을 가결했다. 이번 동의안은 종합경기장 개발을 기존의 기부·양여에서 대물변제 방식으로 바꿔 마이스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전주시는 종합경기장을 시민공원으로 개발하기로 한 기존 계획을 민선 8기 우범기 시장 취임 이후 마이스 복합단지를 개발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한 뒤 시의회에 심의를 요청했다. 시는 동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만큼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지난 5월 철거를 마친 야구장에 이어 종합경기장도 110억원을 들여 내년 중 철거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시는 종합경기장 일대 12만㎡ 부지에 전시컨벤션센터, 5성급 이상 호텔, 백화점 등 MICE산업 인프라 시설을 집적해 마이스(MICE) 산업 핵심 거점 공간으로 재탄생시킬 계획이다. 아울러 시립미술관, 한국문화원형 콘텐츠 체험·전시관 등도 들어선다. 전시컨벤션센터와 백화점, 호텔 건립 등 단지 개발은 롯데쇼핑이 맡는다. 2012년 개발 사업자로 선정된 롯데쇼핑은 대물변제 방식으로 약 3000억 원이 들어가는 전시컨벤션센터를 건립해주고 4만㎡ 규모의 호텔, 백화점 부지 소유권을 넘겨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스 복합단지의 핵심 시설인 전시컨벤션센터는 실내에 1만㎡짜리 전시장과 5000㎡ 규모 회의시설이 들어선다. 전체 전시와 회의시설 규모만 놓고 보면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1만5600㎡)와 비슷한 규모다. 1만㎡ 규모 야외 전시장은 행사 수요 등 시설 가동률을 감안해 향후 센터 증축 부지로 활용한다는 게 전주시 구상이다.  녹지공간의 중심인 ‘정원의 숲’은 8000㎡ 규모의 숲에 바닥 분수, 돌담길, 언덕길 등을 설치하는 것으로 이미 작년 3월 공사를 시작했다. 문화시설의 핵심은 ‘한국문화원형 콘텐츠 체험·전시관’과 시립미술관으로 총 850억원가량이 투입돼 2026년까지 건립된다. 

한국문화원형 콘텐츠 체험·전시관은 남·북한 주민과 재외동포를 아우르는 한민족 전통문화를 아날로그뿐만 아니라 디지털 형태로도 접할 수 있는 시설이다. 지하 1층∼지상 2층, 전체 건물면적 7480㎡ 규모로 지으며 한국문화원형 콘텐츠 제작지원실, 테스트베드, 체험·전시실, 라이브 극장, 라이브러리 등을 갖춘다. 내년 상반기 착공될 시립미술관은 지하 2층∼지상 2층, 전체 건물면적 1만2000㎡ 규모로 만든다. 전시실, 수장고, 교육공간, 야외 예술정원 등을 설치하고 특별한 예술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조성한다.

우범기 전주시장이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내 야구장 철거공사 관계자로부터 브리핑을 받고 있다. ⓒ전주시
우범기 전주시장이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내 야구장 철거공사 관계자로부터 브리핑을 받고 있다. ⓒ전주시

민선 8기, 종합경기장 개발 향한 ‘거침없는 행보’

전주시는 전국 도청소재지 중 유일하게 컨벤션센터가 없는 지역이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대형 회의를 열 기회가 있어도 개최하겠다고 신청조차 할 수 없었다. 시는 대형 컨벤션 시설이 갖춰진다면 대형 국제회의 개최에서 타 지역 대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 전북특별자치도 시대를 맞아 혁신도시 기관 입주, 새만금 등 전북에서 각종 국제 대형회의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북 중심도시로서 전주에 대형 컨벤션센터의 필요성이 점점 커진다는 것이다.

우범기 시장이 지난해 취임하면서 전주시는 전주종합경기장 부지에 시민의숲 조성과 기존 경기장 시설을 재생하는 당초 방침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인 MICE산업 중심의 복합공간 조성으로 개발 방향을 변경했다. 글로벌 문화관광도시로서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100만 광역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전시산업 경쟁력 강화와 도시발전을 위한 기반시설로서 전시컨벤션 산업 단지 조성이 필수라고 진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당초 규모를 대폭 키우는 쪽으로 사업이 재조정됐다. 

시는 종합경기장 개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명해왔고 사업의 신속 추진을 위해 자체 개발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지난 6월, 사업시행자인 롯데쇼핑으로부터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추진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받고 협약안 변경을 비롯한 실무적 협상을 계속 진행했다. 시는 롯데쇼핑과의 협상을 마무리 짓고 시의회에 협약안 변경 동의안을 상정해 이날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마이스복합단지는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방투자사업관리센터(LIMAC) 타당성 평가와 행정안전부 지방재정투자심사 재심의를 남겨놓은 상태다. 내년 중 타당성 평가 등 제반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2026년에 공사를 시작해 2028년 연말 안에 완공하는 것이 목표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전주는 국가관광거점 도시이자 도청 소재지임에도 제대로 된 컨벤션센터가 없어 대형회의를 열겠다는 말조차 꺼낼 수 없었다”면서 “무엇보다 마이스(MICE)산업 복합단지개발을 빠르게, 그리고 빈틈없이 추진해 우리의 미래를 견인할 원동력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녹지공간과 문화시설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도시재생사업까지 마무리되면 종합경기장 일원은 지역 경제성장을 이끄는 중심지로 되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