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사기 여파에”…취준생도 외면한 HUG, 지원율 ‘뚝’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3.11.0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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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경쟁률 내림세 지속…2019년 경쟁률 5분의 1 수준
업무 부담 가중 우려…실질 급여 줄어들 가능성도 작용
주택도시보증공사 상담 센터 ⓒ연합뉴스
주택도시보증공사 상담 센터 ⓒ연합뉴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신규 채용 지원율이 4년 만에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HUG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진 것은 전세 사기 여파로 업무 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김민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HUG의 신규 채용 인원은 36명, 지원자 수는 1253명으로 집계됐다. 채용 경쟁률은 34.9대 1 수준이다.

HUG가 2019년 49명의 인원을 모집할 때는 8620명이 몰려 175.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4년 사이 지원 경쟁률이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HUG의 채용 경쟁률은 전세 사기 사태가 불거지면서 급락하기 시작했다. 2020년 118.3대 1, 2021년 89.5대 1로 나타났던 채용 경쟁률은 전세 사기 여파가 미친 지난해부터 47.5대 1로 급락했다. 올해도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취업 준비생들의 HUG에 대한 지원이 줄어든 것은 전세 사기 여파로 인해 업무 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공기업은 대기업 등 사기업에 비해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을 지키기 수월하다고 인식된다. HUG의 경우 전세 사기 사태가 불거지면서 이에 대한 기대가 깨졌다는 해석이다.

급여 수준의 하향도 경쟁률 하락에 영향을 끼친 배경으로 여겨진다. 앞서 HUG는 기획재정부의 ‘2022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미흡(D)등급을 받았다. 부동산 시장 악화와 전세 사기 등으로 전세금 반환 보증 변제금이 크게 늘면서 재무적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HUG는 지난해 125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HUG가 영업적자를 낸 건 2009년 이후 처음이다.

공공기관 임직원 성과급은 경영실적 평가 등급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일반적으로 D등급 이하일 경우 성과급을 전혀 받을 수 없다. 보통(C)등급 이상이었던 공공기관이 D등급 이하로 떨어지면 임직원이 받는 실질 급여가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다. HUG는 지난 2019년 C등급을 받은 이후 이듬해 양호(B)등급으로 한 단계 상승했으나, 2021년 다시 C등급을 받았고, 2022년 D등급으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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