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 측 “철저히 이용 당한 마지막 타깃…벤틀리 압수 요청”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11.03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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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통해 입장문 “세상 시끄럽게 만들어 부끄럽고 죄송”
공범 의혹 거듭 부인 “벤틀리 프러포즈 깜짝 선물로 받아”
ⓒ 연합뉴스·김민석 서울강서구의회 의원 제공·뉴시스
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42)씨와 그의 재혼 상대로 알려졌다 사기 혐의로 체포된 전청조(27)씨 ⓒ 연합뉴스·김민석 서울강서구의회 의원 제공·뉴시스

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42)씨가 사기 혐의로 체포된 전청조(27)씨의 '공범' 의혹을 강력 부인하며 자신 역시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남씨는 경찰에 벤틀리 등 전씨로부터 받은 고가의 선물을 반납하겠다며 압수를 요청한 상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남씨의 법률 대리인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전씨 등에게 시끄럽게 맞대응하기보다 조용히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모든 증거를 수사기관에 제출할 것"이라며 향후 전개될 관련 수사에 적극 임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인 측은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어 진심으로 부끄럽고 죄송하다"는 남씨의 사과 입장도 함께 전했다.

남씨 측은 전씨의 범행에 공모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재차 선을 그었다. 변호인은 "남씨는 공범이 아니다"며 "누구보다 철저히 이용당했고, 이용당하면서 마지막 타깃이 되기 직전 전씨의 사기 행각이 들통난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씨가 남씨에게 선물했다는 벤틀리 차량과 관련해서도 "벤틀리는 전씨가 남 감독 모르게 깜짝 프러포즈 선물이라며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씨가 벤틀리 구입을 요구하거나 과정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다. 

이어 "뒤늦게 전씨 사기 행각을 알게 돼 차량 등을 즉각 돌려주려 했지만 상황이 복잡해 방법을 고민하다가 더 큰 오해를 사게 됐다"며 "벤틀리 차량 등 전씨 관련 물건은 이날 경찰에 압수해 갈 것을 정식으로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사기·사기미수 혐의로 체포된 전청조씨가 10월31일 오후 서울 송파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이날 서울동부지법은 전 여자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 재혼 상대로 알려진 전씨에 대해 "출석 요구에 불응할 우려가 있다"며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 연합뉴스
사기·사기미수 혐의로 체포된 전청조씨가 10월31일 오후 서울 송파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이날 서울동부지법은 전 여자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 재혼 상대로 알려진 전씨에 대해 "출석 요구에 불응할 우려가 있다"며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 연합뉴스

남씨는 지난달 월간지 여성조선과 인터뷰를 통해 전씨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뷰 공개 직후 전씨의 사기 전과가 드러났고 성별 논란과 재벌 3세 사칭 의혹 등이 일파만파 확산했다.

동시에 남씨가 전씨 범행을 공모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남씨가 전씨로부터 선물로 받은 고가의 외제차나 명품 가방 등을 피해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차 커졌다. 

전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남씨가 벤틀리를 타고 싶다고 해 현금으로 구매했고 (사기) 피해자 돈으로 산 게 맞다"며 남씨도 자신의 정체와 사기 행각 등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남씨는 전씨의 주장을 거듭 부인하며 인터뷰 이후 그의 과거 행적과 사기 행각을 알게 됐다고 항변했다. 

경찰은 전씨가 최근까지 투자금 명목으로 수천만원에서 억대의 돈을 받아 가로챘다는 고소·고발을 접수하고 지난달 31일 전씨를 체포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전씨는 3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통해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경찰이 현재까지 파악한 전씨 사기 피해자 수는 15명으로, 피해 규모는 19억원이 넘는다. 

남씨도 사기와 사기미수, 협박, 주거침입,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전씨를 고소한 상태다. 남씨는 또 전씨와의 공모 의혹을 제기한 김민석 서울 강서구의회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김 의원도 남씨를 무고 혐의로 맞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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