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선 추위, 심장을 지켜라 [오윤환의 느낌표 건강]
  • 오윤환 중앙대광명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3.11.13 12:05
  • 호수 1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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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방세동 예방 위한 세 가지 방법, 독감 예방접종·음주 자제·체온 유지

심방세동은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에게 영향을 미치는 가장 흔한 지속성 심장 부정맥이다. 심방세동은 심방 내에서 발생하는 빠르고 불규칙한 전기 신호를 의미한다. 30초 이상 지속되는 심방세동이 7일 이내 자발적으로 사라지는 경우를 ‘발작성 심방세동’이라 하고, 7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지속성 심방세동’이라 한다.

부정맥이라고는 하지만 심방세동 환자의 약 25%는 증상이 없어 우연히 혹은 건강검진 때 발견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가장 흔하게 겪는 증상은 가슴 두근거림, 호흡곤란, 피로감, 현기증 등이다. 경우에 따라선 실신을 경험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의 유무와는 별개로 뇌졸중과 같은 혈전 색전증(혈전으로 혈관이 막히는 상태)을 합병증으로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별다른 증상이 없다고 해서 간과하고 넘어가서는 절대 안 되는 질병이다.

다양한 위험 요인과 유발 요인이 확인된 바 있지만, 특히 심방세동은 겨울이라는 계절성과 연관이 있기도 하다. 추운 계절에 심방세동 발병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일본에서 실시된 연구에 따르면, 심방세동 발병률은 여름보다 겨울에 1.2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미국의 연구에서는 여름에 비해 겨울에 심방세동 입원이 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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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심방세동을 예방하는 방법의 하나는 독감 예방접종으로 호흡기 감염 위험을 줄이는 것이다. ⓒ연합뉴스

겨울, 낮은 온도·호흡기 감염·음주가 문제

이러한 계절적인 연관성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겨울에 심방세동 환자가 급증하는 정확한 이유에 대해선 여전히 논란이 있지만, 몇 가지 기전이 제안된 바 있다. 우선 온도 변화다. 추운 날씨는 혈관 수축을 유발해 혈압을 증가시키는데, 혈압 상승은 심방세동의 잘 알려진 위험 요소다. 두 번째로 호흡기 감염이다. 겨울은 독감 시즌이자 호흡기 감염이 흔한 계절이다. 이러한 감염은 전신 염증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심장 근육의 직접적인 손상을 유발해 심방세동을 초래할 수 있다. 감염에 의해 교감신경 항진이 발생해 부정맥 유발 효과가 생기기도 한다. 또 다른 기전은 ‘휴일 심장 증후군’이라는 개념이다. 겨울철, 특히 연말연시나 휴일에는 알코올(술) 소비 증가가 뚜렷하다. 이와 관련해 심방세동 발생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겨울철에 심방세동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예방을 위해 겨울철에 특별히 챙겨야 할 점들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우선 독감 예방접종으로 호흡기 감염 위험을 줄이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술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다. 연휴 기간에는 특히 자제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로는 체온 유지가 중요하다. 특히 노인의 경우 체온을 유지하고 갑자기 낮은 온도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 권장된다. 추운 날씨에 새벽 산행 등은 충분한 대비 없이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심방세동을 진단받았다면 심방세동 종류와 동반된 심장 질환 유무, 좌심방 확장 정도, 갑상선 질환과 같은 연관 질환을 감안해 치료 방침을 결정해야 한다. 따라서 지속적인 진료가 필수적이다. 증상이 사라졌다고 병의 경과를 스스로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치료는 보통 심장의 박동수를 조절하거나, 리듬을 조절하거나, 앞서 말한 뇌졸중을 예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심박수 조절은 심방세동의 심실 박동수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고, 리듬 조절은 심방세동을 정상 리듬으로 전환하고 유지하는 치료를 말한다. 이 중 어떠한 치료 방법을 정할지는 환자 개인의 나이, 심방세동 지속 기간과 종류, 증상의 심한 정도, 연관된 심장 질환, 치료 목표 등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전문가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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