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향해 ‘눈 찢은’ 英 축구팬…3년간 축구 직관 금지
  •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 승인 2023.11.08 12:3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장 입장 제한…국제 경기 중에는 여권 반납해야
양 구단 및 EPL 관계자 “인종차별 규탄”
10월23일(현지 시각)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첫 골을 넣은 후 관중석에서 한 팬이 그의 셔츠를 달라는 팻말을 들어 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0월23일(현지 시각)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첫 골을 넣은 후 관중석에서 한 팬이 그의 셔츠를 달라는 팻말을 들어 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주장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 행동을 한 영국 축구 팬이 3년간 모든 축구 경기 관람 금지 처분을 받았다.

영국 미러는 7일(현지 시각)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손흥민에 부적절한 행동을 한 로버트 갈랜드(44)가 당국으로부터 3년 간 경기장 입장 금지 처분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5월6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 전에서 손흥민은 선발 출전해 뛰다가 토트넘이 1-0으로 앞서가던 후반 44분 교체됐다.

손흥민이 벤치로 향하면서 원정석을 지나칠 때, 상대팬의 야유가 이어졌고 급기야 한 남성이 양손으로 눈을 찢는 행동을 취했다. 이는 동양인의 눈이 작다고 조롱하는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다.

당시 영상에는 손흥민이 해당 남성을 쳐다보며 지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크리스탈 팰리스 측은 즉각 문제의 팬이 경기장을 다시 출입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또한 경기 후 팰리스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제스처를 취하는 관람객에 대한 비디오가 온라인에 유포된 것을 알고 있다”며 “경찰에 증거를 넘겼다. 우리는 그러한 행동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성명문을 발표했다.

토트넘 관계자 역시 “어떤 종류의 차별도 혐오스럽다”며 해당 관객이 가장 강력한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PL 측도 “모든 형태의 차별을 규탄한다. 누구도 손흥민이 받은 종류의 학대를 경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갈랜드는 지난 8월 인종적인 괴롭힘 혐의가 인정돼 벌금형을 선고받고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검찰은 처벌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해, 갈랜드의 형량에 경기장 입장금지 명령을 추가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갈랜드는 앞으로 3년 동안 어떤 축구 경기도 직접 관람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조치는 축구장 출입 제한에서 그치지 않는다. 검찰청은 “팰리스는 국제 축구 경기가 열리는 동안 여권을 반납해야 한다”며 “영국 대표팀이 뛰는 유로2024 경기를 관람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기간 해외여행이 금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청은 “불쾌한 몸짓이나 행동은 선수와 경기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며 “우리는 단순히 인종차별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을 기소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법원에 그들이 사랑하는 스포츠를 즐길 수 없게 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