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수박 깨기’ 나선 ‘개딸’에 “이게 당에 도움 되겠나” 경고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11.10 10:2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명계 사무실 앞 과격 집회 사진 게재
“진짜 민주당 사랑한다면 다시 생각해보라”
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X(옛 트위터) 게시글 ⓒ X 캡처
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X(옛 트위터) 게시글 ⓒ X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개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자들의 과격한 행보에 대해 “이런 과한 행동이 민주당에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9일 저녁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진짜 민주당을 사랑하는 당원이라면 생각해 보십시오”라며 이 같이 말했다. 글 아래에는 지난 7일 비명(非이재명)계 김종민 의원의 지역구충남 논산 사무실 앞에서 개딸 10여명이 ‘응징 시위’를 벌였다는 내용의 기사와 해당 사진을 게시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시위 참석자들은 이날 ‘김종민 수박깨기 집회’라는 이름으로 시위를 벌였다. 머리에 수박 모자를 쓴 이들은 김 의원 사무실 앞에서 ‘넌 역적이다’ ‘민주당에서 꺼져라’ ‘배신자를 심판한다’고 쓰인 손팻말과 현수막을 걸었으며, 이 중 일부는 김 의원 사무실 진입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박’이란 표현은 강성 당원들이 비명계 의원을 지칭하는 은어로, 수박의 ‘겉과 속이 다르다’는 특징을 따 ‘겉은 민주당이지만 속은 국민의힘’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날 김 의원 사무실 인근 길가에는 ‘내게 한발의 총알이 있다면 왜놈보다 나라와 민주주의를 배신한 매국노를 백 번 천 번 먼저 처단할 것이다’라는 현수막까지 걸렸다. 여기에 김 의원을 비롯한 비명계 의원 9명의 얼굴에 ‘깨진 수박’을 합성한 사진도 함께 담겼다. 이 현수막은 앞서 또 다른 비명계 이원욱 의원 지역구인 경기 화성시 동탄 시내에 먼저 걸려 살해 위협 논란을 일으킨 바 있었다.

최근 들어 이 대표가 개딸들의 과격한 행동을 공개 경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후 당내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도 ‘통합’을 언급하는 수준의 메시지만 냈다. 이 때문에 비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가 소극적인 태도로 사실상 이들을 ‘방조’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한편 9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개딸들의 공격에 대한 비명계 의원들의 문제 제기도 잇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민 의원이 “(개딸들이) 몇 달 동안 ‘총으로 쏴 죽이겠다’며 다니는데 지도부는 아무 조치가 없다”며 지도부의 단호한 대처를 촉구했다. 이에 몇몇 의원들도 김 의원의 주장에 힘을 실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는 의총 자리에 없었지만 추후 관련 내용을 보고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같은 날 저녁 SNS를 통해 개딸들에게 ‘공개 경고’를 날려, 당내 불만을 잠재우려 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