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아버지’ 샘 올트먼發 지각변동…“다시 AI가 뜬다”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11.21 12:1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트먼 품은 MS 주가, 사상 최고치…기술주 랠리 신호탄
실적 발표 앞둔 엔비디아도 ‘급등’…국내 플랫폼‧반도체주 ‘들썩’

전 세계 IT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주인공은 ‘챗GPT의 아버지’로 불리는 샘 올트먼이다. 올트먼은 자신이 창업한 오픈AI에서 해고되고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에 합류했다. 단 사흘 만에 이뤄진 일인데, 그 사이 오픈AI는 해체 위기에 처했고 MS는 사상 최고치의 주가 기록을 새로 썼다. 올트먼 한 사람의 행보가 글로벌 AI업계의 지각변동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MS가 올트먼을 구심점으로 오픈AI의 핵심 기술과 인력을 모두 흡수할 경우, 명실상부한 글로벌 AI 1위 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AI 대표주인 엔비디아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미 AI 관련주 상승세를 이끌고 있었던 만큼, 국내외 시장에선 이번 사건을 계기로 MS와 엔비디아 등이 주축이 되는 ‘AI 랠리’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일(현지 시각) 뉴욕 증시에서 MS와 엔비디아의 주가가 각각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 시사저널
20일(현지 시각) 뉴욕 증시에서 MS와 엔비디아의 주가가 각각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 시사저널

올트먼 ‘꽃놀이패’ 쥔 MS, 애플 시총 넘어서나

20일(현지 시각) 뉴욕증시에서 MS의 주가는 전장 대비 2.05% 상승한 주당 377.44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1986년 기업공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가총액도 2조8000억 달러를 돌파해 3조 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시총 3조 달러를 돌파한 기업은 애플이 유일하다. 일각에선 MS가 애플의 시총을 뛰어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장에선 MS가 ‘꽃놀이패’를 쥐었다고 보고 있다. MS는 올트먼의 해고 소식 이후 가장 빨리 움직여 영입에 성공했다. 아울러 올트먼과 함께 해임된 오픈AI 공동 창업자 그레그 브록먼도 품에 안았다. 이런 상황에서 오픈AI 임직원 770명 중 700명은 이사회 퇴진이 없다면 올트먼을 따라 MS에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 경우 MS는 큰 노력 없이 오픈AI를 사실상 소유하게 된다.

올트먼 영입을 기점으로 MS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웨드부시 증권의 분석가인 댄 아이브스는 “올트먼과 브록먼으로 인해 MS는 AI에서 더 강한 위치에 서게 됐다”고 평가했다. 오펜하이머의 티모시 호란도 “MS가 올트먼 영입에 성공한 것은 모두에게 윈윈”이라고 밝혔고, 에버코어 ISI의 커트 마터네 분석가 역시 “MS의 분명한 승리”라고 치켜세웠다.

동시에 AI 대표주인 엔비디아도 2.28% 오른 504.2달러에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도 1조2400억 달러로 치솟았다. 21일(현지 시각)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대감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란 평가다. 시장에선 엔비디아의 3분기 매출이 161억9000만 달러 수준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70% 이상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일(현지 시각)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오픈AI 데브데이 행사에서 샘 올트먼이 연설하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샘 올트먼 전 오픈AI 최고경영자(CEO) ⓒAFP=연합뉴스

“AI 열풍, 아직 꺼지지 않았다”

이처럼 AI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간밤 뉴욕지수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13% 뛰어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0.58%, 0.74% 올랐다. 올해 초 챗GPT 공개로 시장에 불어 닥친 ‘AI 열풍’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평가다.

이날 바통을 이어받은 한국 증시에도 훈풍이 전해졌다. 대형 반도체주와 IT주를 중심으로 장 초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2%대와 3%대 상승세를 보였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1~2%대 상승률에서 움직이고 있다. 엔비디아에 반도체칩을 납품하는 업체들에 대한 관심과 자체 AI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국내 플랫폼사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당분간 기술주 중심 랠리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챗GPT 개발사 오픈 AI의 공동창업자 샘 알트먼이 해임된 이후 MS로 합류한다는 소식에 AI 사업 강화 기대감이 확대돼 강세로 이어졌고, 국내 증시에서도 AI 관련주들에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