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는 던져졌다”…부산엑스포 ‘대역전극’ 경우의 수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11.2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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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투표 사우디 ‘3분의2 득표’ 저지가 관건
부산은 “결선 투표서 이탈리아 표 흡수” 전략

‘부산 엑스포’ 결전의 날이 밝았다. 한국 시간으로 29일 새벽 0시30분 즈음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28일 현재로선 ‘오일 머니’로 대표되는 자금력을 내세운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가 앞서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결선투표에 기대를 걸고 있다. 1차 투표에서 사우디의 3분의2 이상 득표를 저지하고, 2차 투표에서 이탈리아 로마를 지지했던 표를 흡수하겠단 구상이다.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국 선정을 위한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를 하루 앞둔 27일 부산역광장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염원 결의대회에서 부산시민들이 엑스포 부산 유치를 응원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국 선정을 위한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를 하루 앞둔 27일 부산역광장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염원 결의대회에서 부산시민들이 엑스포 부산 유치를 응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엑스포 개최지 투표는 프랑스 파리 팔레드콩그레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진행된다. 투표는 BIE 회원국 182개국 가운데 분담금을 모두 납부한 회원국만 참여한다. 현재 179개국 회원국이 분담금을 납부해 투표권을 갖고 있고 1개국은 투표 여부가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180개국이 투표에 참여한다고 가정하면, 1차 투표에서 3분의2인 120표 이상을 확보한 국가가 나올 경우 곧바로 2030 엑스포 개최지로 확정된다. 3분의2 득표가 없을 경우 1차 투표에서 가장 적은 표를 받은 1곳을 제외한 나머지 2개 도시를 상대로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투표는 1국 1표제 방식으로 실시되며, 익명 전자투표다.

관건은 1차 투표에서 부산과 리야드 간 표차가 얼마나 좁혀질지 여부다. 1차 투표에서 부산이 리야드 표를 최대한 많이 가져와야 2차 투표에서 표심을 흔들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와서다.

현재 대외 정세는 한국에게 다소 유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충돌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사우디가 중동 표심은 확보했을지라도 서구권 표심은 잃었을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이스라엘은 그간 사우디를 공개 지지해왔으나, 이날 로마 개최를 지지하기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본도 사우디 지지 의사를 보였으나,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부산을 지지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다만 사우디도 한국 못지않게 엑스포 개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우디는 엑스포 유치전에만 78억 달러, 한국 돈 10조원 규모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는 왕국의 대외 평판 개선을 위해 빈 살만 왕세자 주도로 2029년 동계아시안게임, 2034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연달아 유치하며 국제행사 개최권 확보에 경쟁적으로 뛰어든 상태다.

한편 이날 개최지 선정 투표에 앞서 부산과 로마, 리야드는 20분씩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벌인다. 정부는 최종 PT 내용과 관련해 ”지난 10여년간 이어진 우리 국민과 정부의 유치 노력 및 열망, 부산의 매력, 참가국 지원 방안 등 부산 엑스포만의 차별화된 강점을 부각할 것”이라며 “세계인을 향한 한국과 부산의 진심을 가감 없이 전달해 득표로 이어질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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