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와 가사는 부인 몫?…합천군, 여성친화도시로 ‘평등·안전·성장’ 새 바람
  • 김대광 영남본부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3.11.3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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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서비스 기능 확대…여성 독박 육아 해소
여성활동 거점공간 ‘잇-다’ 운영…지역 활동 강화
온 가족이 행복한 합천 이미지 제고

경남 합천군이 지난 24일 여성가족부에서 지정하는 여성친화도시에 도내 지자체 중 유일하게 신규 선정되면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군은 이번 여성친화도시 신규지정에 따라 올해 여가부와 협약을 체결한 뒤 앞으로 5년 동안 군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을 더욱 확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여성친화도시란 지역정책에 여성과 남성이 동등하게 참여하고 그 혜택이 모든 주민에게 고루 돌아가면서 여성의 성장과 안전이 보장되는 도시를 말한다. 

앞서 군은 여성친화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 제정을 시작으로 경남도여성가족재단과 여성친화도시 조성 중장기 기본계획 수립, 2023년 합천군 성인지 통계 구축·발간 등 정책 실현을 위한 기초를 다졌다. 이를 위해 전담 인력 1명을 배치하고 조성위원회 구성, 군민참여단 운영, 민관협업체제 구축 등 여성친화도시로 가는 첫 발을 뗐다.

합천군은 지난 2월28일 군청 대회의실에서 ‘모든 일상에서 온 가족이 행복한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위해 군민을 대표해 활동할 군민참여단 위촉식을 가졌다. ⓒ합천군
합천군은 지난 2월28일 군청 대회의실에서 ‘모든 일상에서 온 가족이 행복한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위해 군민을 대표해 활동할 군민참여단 위촉식을 가졌다. ⓒ합천군

지난 1월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된 군민참여단 30명은 가족친화돌봄, 지역안전증진, 여성참여역량강화의 3개 분과로 나눠 일상생활 속 성별 불균형 요소 및 생활 불편 사항을 발굴했다. 또 여성친화도시 추진 사업에 대한 주민의견 수렴과 모니터링을 반영한 정책 개선 의견 제시 등 여성친화적 지역문화 확산을 위한 공감대 형성과 홍보 역할을 수행했다.

군민참여단이 제안한 황강마실길 군민 안심운동 구간 조성사업이 2024년 경남도 주민참여예산사업 공모에 선정돼 산책로를 이용하는 군민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기여하게 됐다. 

지난 8월 여성친화도시 조성 특성화사업 '합천매화단디학교' 제1회 졸업식 모습. ⓒ합천군
지난 8월 여성친화도시 조성 특성화사업 '합천매화단디학교' 제1회 졸업식 모습 ⓒ합천군

마을 안전 이음 공동체 사업으로 합천매화단디학교 운영 

군은 각종 위험으로 안전하게 생활 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 조성을 위해 삼가면 신기마을에서 합천매화단디학교를 운영했다. 

'합천매화단디학교'는 합천군 군화인 '매화'와 단단히를 의미하는 경상도 방언 '단디'를 결합한 이름으로 '우리의 안전은 우리가 단단히 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안전 마을 구축을 위해 성인지 및 성폭력 예방, 생활안전 등 분야별 종합교육을 7월6일부터 8월25일까지 7회기에 걸쳐 실시했다.

또한 성평등 나무 만들기, 폭력 대응을 위한 푸드아트테라피, 군민참여단과 함께하는 우리 마을 모니터링 및 안전 토론회 등 주민 안전과 역량강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합천 다함께 우리아이 행복센터 전경 ⓒ합천군
합천 다함께 우리아이 행복센터 전경 ⓒ합천군

가족 친화(돌봄) 환경 조성으로 여성 독박 육아 해소

2022년 경상남도 사회조사 결과 육아 및 가사분담 견해에 따르면 합천군(13.9%)은 경남(7.1%)에 비해 ‘부인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응답 비율이 높아 편중된 여성의 가사·돌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 실정이었다.

합천군은 민선8기 공약사업으로 아이키우기 좋은 합천, 돌봄서비스 기능 강화를 목표로 2022년 10월 '합천 다함께 우리아이 행복센터'를 준공해 모자행복쉼터, 공동육아나눔터, 다함께 돌봄센터를 신규 설치·운영했다.

아이와 함께하는 수(水)려남(男)사업으로 자녀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다양화 했으며, 아빠품앗이, 아빠와 함께하는 주말 프로그램 개설, 아버지역할 지원 프로그램을 추진해 아빠의 육아 참여를 이끌어 냈다.

아이돌봄본인부담금 지원사업에서는 군비를 확대지원해 수혜가구를 넓히고 돌봄부담 해소에 기여했다. 아이돌봄 기관간 도담도담돌봄네트워크 구축, 합천가정상담센터와 돌봄노동자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해 돌봄노동자의 권익향상을 위한 지원체계도 구축했다.

합천군은 지난 5월19일 합천복합문화센터 내에 여성거점공간 ‘잇·다’를 설치하고 현판제막식을 가졌다. ⓒ합천군
합천군은 지난 5월19일 합천복합문화센터 내에 여성거점공간 ‘잇·다’를 설치하고 현판제막식을 가졌다. ⓒ합천군

여성활동 거점공간 ‘잇-다’ 운영으로 여성 지역 사회 활동역량 강화

지난 5월에는 여성활동 거점공간('잇-다')을 합천복합문화센터 내에 설치했다. ‘잇-다’명칭은 군민과 군민을 잇고, 여성과 여성을 잇는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명칭 선정은 군민참여단의 투표로 결정됐다.

현재 여성활동 거점공간 ‘잇-다’는 여성친화도시 군민참여단과 지역 소규모 동아리 모임의 소통공간, 역량강화 프로그램 운영, 지역사회 돌봄종사자 지원 및 교류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운영결과에 따라 여성활동 거점공간을 권역별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군은 올해 추진한 사업에 내실을 기하고, 합천매화단디학교 사업 확대, 아빠 육아 확대, 군민참여단 활동 강화 등 민·관이 함께 지역 발전을 위해 연대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힘쓸 예정이다.

김윤철 군수는 “민선8기 취임 후 합천군정과 군민 참여를 기반으로 여성친화도시 가치를 공감하고 군민과 힘을 합친 결과 올해 합천군이 여성친화도시에 신규 지정되는 쾌거를 이뤄냈다”며 “앞으로 남녀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으뜸 합천을 만들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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