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죗값’ 다 치렀다는 안희정…‘정치복귀’ 시동 거나?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12.08 09:4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지지자들과 접촉 재개…“죄인 취급 말라” “안희정은 당당”
야권 내부선 ‘安 총선에 영향’ 우려도…“권력형 성범죄 반성부터”
수행비서 김지은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4일 오전 만기 출소해 지지자들과 함께 경기 여주교도소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수행비서 김지은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4일 오전 만기 출소해 지지자들과 함께 경기 여주교도소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수행비서에게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저지른 혐의로 징역형을 산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최근 지지자들과 친선모임을 하는 등 공개 행보에 나서며 눈길을 끌고 있다. 일각에선 안 전 지사가 일부 정치권 인사들과도 접촉하고 있다는 후문까지 도는 분위기다. 이에 야권에선 내년 총선에서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안 전 지사의 팬클럽인 페이스북 그룹 ‘38선까지 안희정!’에는 안 전 지사와 지지자들이 지난 2일 회동한 현장 사진이 공개됐다. 당시 안 전 지사와 지지자들은 경기 양평군의 펜션에 모여 용문사를 산책하고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는 등의 교류 일정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팬클럽 관리자 A씨는 안 전 지사가 팔짱을 낀 모습과 안 전 지사의 ‘잘 지내셨나요 저는 잘 있습니다’ 문구 친필이 담긴 메모 사진도 함께 올렸다. A씨는 “안희정 지사님은 이제 죄인이 아니다”라며 “모든 죗값을 치른 분을 더 이상 죄인 취급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저는 안 지사님이 정치인이어서 좋아한 것이 아니라 사람 안희정을 좋아한 것”이라며 “우리가 당당해야 안희정도 당당하다. 이제 우리의 만남은 다시 시작”이라고 기대했다.

다른 지지자들도 A씨의 말에 화답했다.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 지지자는 “즐거운 시간 잘 보냈다. 지사님과 함께 해서 부자 같은 주말이었다”고 댓글을 남겼다. 또 행사에 불참한 지지자들은 “부럽다. 다음번에는 꼭 참석하겠다”, “안희정 언제나 응원한다”는 등의 댓글을 남겼다.

‘38선까지 안희정!’ 그룹은 2017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끝난 직후 6월에 창설된 팬클럽이다. 해당 페이지에는 약 1400명의 회원들이 가입한 상태다. 이들은 안 전 지사가 성폭행 혐의로 2019년 9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6개월 형을 선고받았을 때도 그를 두둔하는 게시 글을 다수 올렸다. 또 지난 2022년 8월 출소했을 때도 가장 먼저 달려가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에 야권에선 안 전 지사도 출마해 총선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비명(비이재명)계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재명 당대표부터 사법리스크의 핵심으로 떠올라있는 사람이고, 여기에 민주당은 권력형 성범죄로 연루된 인물이 얼마나 많나”라며 “국민 신뢰 회복도 제대로 안 됐는데, 단순히 형기를 마쳤다고 반성의 모습도 없이 복귀한다면 국민들이 당을 어떻게 보겠나”라고 쓴 소리를 전했다.

또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였던 문상철씨도 최근 《몰락의 시간》 책을 출간하며, 안 전 지사의 알려지지 않은 행보들을 추가 공개하기도 했다. 문씨는 당초 2017년 대선 경선 당시 안 전 지사 수행팀장을 지낸 측근이었다. 하지만 안 전 지사 성폭행이 폭로된 이후부터 피해자 김지은씨를 도우며 검찰 조사에 응했다. 이후 2020년 5월 정치권을 떠나 최근까지 수도권 한 기업에서 임원으로 재직했던 그는 이번 책 출간을 계기로 퇴사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