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경상흑자 233억 달러…작년 85% 수준
10월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며 6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다만 올해 들어 10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작년 같은 기간의 85%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10월 경상수지는 68억 달러(약 8조9624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 5월(19억3000만 달러) 이후 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한 데 더해 규모 역시 지난 2021년 10월(79억 달러) 이후 2년 만에 가장 컸다. 특히 상품수지(53억5000만 달러)가 4월 이후 7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다만 1∼10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233억7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273억8000만 달러)의 약 85% 수준에 그쳤다. 한은은 지난달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300억 달러로 전망한 바 있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현재로선 상품 수출 개선세 등 영향으로 전망 수준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연말로 가면 에너지 수입 수요가 늘어나고 여행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이런 부분을 주목해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출(570억 달러)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7.6% 늘어나며 1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승용차(+21.0%), 석유제품(+17.7%)의 증가 폭이 컸고 반도체(-4.8%), 화공품(-5.0%) 등의 감소 폭도 둔화하는 추세다. 지역별로 미국(+17.3%), 동남아(+12.7%), 일본(+10.3%)으로의 수출이 증가했으나, 중국(-9.6%), EU(-10.7%) 수출은 위축됐다.
이 부장은 "11월 통관 수출 실적을 보면 반도체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되고, 중국 수출도 지난해 수준에 가깝게 회복됐다"며 "자동차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반도체·IT 등 품목 수출도 개선되면서, 수출 개선세는 분명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입(516억5000만 달러)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3% 줄었으나, 감소 폭은 둔화하는 추세다. 품목별로는 가스(-54.3%), 석탄(-26.0%), 화공품(-12.5%) 등의 수입이 크게 줄었다. 반도체 제조장비(-18.4%), 반도체(-14.3%) 등 자본재 수입도 6.3% 감소했으며, 곡물(-18.0%)·승용차(-11.9%) 등 소비재 수입 역시 4.1% 축소됐다.
서비스수지는 12억5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여행수지(-6억4000만 달러)는 동남아·일본 방한 여행객이 증가하면서 9월(-9억7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축소됐다. 지적재산권수지(-3억4000만 달러)도 9월(-6억7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줄었다.
본원소득 수지 흑자 규모(+27억7000만 달러)는 전월(+15억7000만 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본원소득수지 가운데 배당소득 수지의 경우 한 달 사이 흑자액이 11억1000만 달러에서 18억7000만 달러로 늘었다. 국내기업의 해외 자회사 배당 수입이 증가한 영향이다.
10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83억7000만 달러 불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16억9000만 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20억 달러 각각 늘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8억3000만 달러 증가한 반면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글로벌 투자심리 위축 등 영향으로 15억8000만 달러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