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든 데스’ 경고한 최태원, 세대교체로 돌파구 모색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3.12.0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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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펙스 의장에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선임
10년 가까이 그룹 이끈 ‘부회장 4인방’ 2선으로
“새 경영진에게 기회 열어주는 ‘준비된 인사’”
지난해 6월 SK바이오사이언스 본사에서 열린 글로벌포럼에서 발언하는 최창원 SK 부회장 ⓒ연합뉴스
지난해 6월 SK바이오사이언스 본사에서 열린 글로벌포럼에서 발언하는 최창원 SK 부회장 ⓒ연합뉴스

SK그룹이 7년 만에 대대적인 세대교체에 나섰다. 그룹 최고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선임하는 동시에 ‘부회장 4인방’을 2선으로 퇴진시켰다.

SK그룹은 지난 7일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신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선임했다. 최 의장은 고(故) 최종건 SK그룹 창업회장의 막내아들이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이다.

최 부회장은 1994년 그룹 경영기획실에 입사한 이래 지금까지 약 30년간 SK그룹에 몸담고 있다. 그는 2017년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에 선임돼 SK가스, SK케미칼, SK바이오사이언스를 이끌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부회장이 각 사 이사회 중심 경영과 그룹 고유의 ‘따로 또 같이’ 경영 문화를 발전시킬 적임자라는 데 관계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의견이 모아져 신임 의장에 선임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2017년부터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이끌어 온 조대식 의장과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거나 자리를 옮긴다.

대신 SK㈜ 사장에는 장용호(59) SK실트론 사장이, SK이노베이션 사장에는 박상규(59) SK엔무브 사장이 각각 선임됐다. SK실트론 사장은 이용욱(56) SK㈜ 머티리얼즈 사장이, SK에너지 사장은 오종훈(55) SK에너지 P&M CIC 대표가, SK온 사장은 이석희(58) 전 SK하이닉스 사장이 각각 맡는다. SK㈜ 머티리얼즈 사장에는 김양택(48) SK㈜ 첨단소재투자센터장이, SK엔무브 사장에는 김원기(53) SK엔무브 그린성장본부장이 각각 보임됐다.

SK는 “각 사가 오랜 시간 그룹 차원의 차세대 CEO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양성된 새 경영진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준비된 인사’를 한 것”이라며 “부회장급 CEO들은 계속 그룹 안에서 그동안 쌓은 경륜과 경험을 살려 후배 경영인들을 위한 조력자 역할 등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SK그룹은 세대교체를 예고한 바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0월 열린 ‘SK 최고경영자(CEO) 세미나’ 폐막 연설에서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서든 데스’(돌연사)를 언급했다. 2016년 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처음 언급한 ‘서든 데스’를 7년 만에 다시 꺼내든 것이다. 경영 환경이 엄중하다는 인식을 드러낸 최 회장은 변화를 통해 그룹 안팎을 둘러싼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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