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서 탄저병 대규모 감염 ‘비상’…치사율 최대 95%
  •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 승인 2023.12.1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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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11월까지 684건 보고…“주변국 확산 위험 커져”
세계보건기구(WHO) 본부 청사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 본부 청사 ⓒ연합뉴스

남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인수공통 감염병인 탄저병 의심 환자가 대거 발생했다. 탄저병은 탄저균 감염에 의해 일어나는 급성 감염질환으로 치사율이 최대 95%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0일(현지 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잠비아에서 올해 5월 탄저병 인간 감염 사례가 처음 보고된 후 지난달 20일까지 사망자 4명을 비롯해 의심 사례 684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남부 시나종웨 지역에서 발견된 이후 10개 주(州) 가운데 대부분인 9개주로 번진 것으로 추정된다. 잠비아에서 대규모로 의심 환자가 발생한 건 2011년 511건이 나온 이후 12년 만이다.

WHO는 “잠비아와 그 주변국은 동물과 사람의 이동이 빈번한 곳인 만큼 앙골라, 보츠와나, 콩고민주공화국, 말라위 등 인접국도 감염 확산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동물 사체가 매장 등 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고 강물 등을 따라 떠내려가면서 주변국 확산 위험은 더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탄저병은 인간과 동물이 모두 감염될 수 있는 전염성 질환이다. 치명률은 보통 5~20%정도이나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95% 이상으로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감염 초기 24~48시간 이내에 항생제를 투여하면 비교적 손쉽게 치료할 수 있다. 탄저균에 감염된 소·양·염소 등 반추 동물들을 사람이 접촉하거나 날로 먹었을 때 전염된다.

탄저균이 들어오는 경로에 따라 피부 탄저병, 위장관 탄저병, 호흡기 탄저병으로 구분된다. 피부 가려움증에서 검은 피부 궤양으로 발전하는 피부 탄저병이 가장 흔하다. 위장 탄저병은 식중독과 유사한 초기 증상을 보이며 복통과 심한 설사를 일으킨다. 폐에 발생하는 탄저병은 감기 증세를 보이다 발병 3~5일 이내에 호흡곤란과 쇼크로 빠르게 진행하여 사망하기도 한다.

WHO는 “인간 감염이 의심될 경우 통제 조치를 시행하고 균 노출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예방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탄저병 발병국을 방문하는 해외 여행객은 동물성 제품이나 기념품 반입에 관한 규정을 숙지하고, 발병 지역 부근에서 동물이 예기치 않게 죽은 사례를 봤다면 당국에 신고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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