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독감’ 난리난 中, 소아과 의사 부족에 시름…“임금 낮아 기피”
  •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 승인 2023.12.1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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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과 의사 비율 약 5%…관영매체, 임금·육성과정 ‘모범사례’ 소개
중국 베이징의 한 어린이병원 ⓒAFP=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의 한 어린이병원 ⓒAFP=연합뉴스

최근 어린이들 사이에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유행하고 전국적으로 인플루엔자(독감)까지 확산한 중국에서 소아과 의사가 부족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심지어 한국보다 중국의 소아과 의사 비율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관영 공인일보(工人日報)는 11일 “최근 여러 곳에서 소아과 진료가 급증하면서 소아과 진료 자원 부족, 특히 의사 부족 문제가 다시금 사회적 관심사가 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중국의 소아과 의사는 모두 20만6000명으로 전체 의사 420여만 명 가운데 약 5%이다.

의료진 부족 문제로 떠들썩했던 한국의 경우 올해 3분기 기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6385명으로 전체 전문의(9만5852명)의 6.7% 정도로, 중국 소아과 의사의 비율이 더 낮다.

게다가 중국의 0~17세 아동은 전체 인구의 약 21%를 차지하고, 한국은 지난해 기준 0~17세 인구가 14.1%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의 ‘소아과 오픈런’처럼 중국에서도 아픈 아이를 데리고 의사를 찾아 밤낮으로 헤매는 일이 많다. 특히 마이코플라즈마 등 어린이 호흡기 질환 유행으로 각급 의료기관이 포화상태인 요즘엔 문제가 더 심각하다.

신문은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은 대학 소아과 전공 배치(개설)를 늘리고, 소아과 의료진을 위한 임금 대우 정책 등의 노력을 기울여 아동건강 인재 구축을 가속화 해왔다”며 “그러나 여전히 인재 빈틈이 큰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소아과는 의사 양성과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다른 전공으로 옮겨가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중국 소아과 의사 하루 평균 진료 수는 타과의 2.4배에 달하며, 성인과 달리 어린 환자는 진단·치료가 더 어렵고 분쟁 발생 가능성도 높아 의대생들이 소아과를 기피한다는 것이다.

신문은 또 소아과 의사들이 높은 업무 강도에도 보수는 가장 낮은 편인 것을 문제로 들었다.

중국 대학들의 정책 또한 현재의 의료진 부족을 야기한 주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1999년 중국 내 여러 의과대학이 소아과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고 소아과를 임상의학 전공으로 대체한 일이 있었던 것이다.

공인일보는 인재 육성·획득 노력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지린대 제1병원을 사례로 들었다. 이 병원은 소아과 의사 기본임금을 타 과보다 2000~3000위안(약 37~55만원) 올렸고, 대학원생 단계의 교육과 취직 후 자기 계발 등 각종 육성 시스템이 있다고 전했다.

지린대는 매년 30명을 정원으로 학부(5년)와 소아과 대학원(3년)을 통합한 과정도 개설했다.

우후이 지린대 제1병원 소아과 교육·연구실 주임은 “근본적으로 소아과 전공 개설을 더 많이 하고 의대가 소아과 전공생 모집을 확대해야 한다”며 “등급별 진료 제도를 세분화해 동네 병원 소아과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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