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 등 ‘10대 기업’ 내부거래 200조원 육박…1년 만에 40조원↑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3.12.11 18:2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총수 있는 10대 기업 내부거래, 5년 내 가장 크게 증가
전년比 내부거래 비중, SK·현대차·한화 순으로 늘어
지분율 높을수록 거래도 많아…“모니터링 필요성 상당”

지난해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기업집단의 내부 거래금액이 196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40조원 넘게 늘어나 최근 5년간 가장 크게 증가한 수치다. 아울러 총수 일가 또는 총수 2세 지분이 많을수록 내부 거래 비중이 높은 경향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형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관리과장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2022년 내부거래 현황 분석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형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관리과장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2022년 내부거래 현황 분석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10대 기업 내부거래 규모, 전체의 71.4% 차지

11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 거래 현황(상품·용역 거래 현황)’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 대상은 지난 5월 지정된 82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2503개 계열사이며, 2022년 1월부터 12월까지의 내부 거래 현황을 분석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기업집단(삼성·SK·현대차·LG·롯데·한화·GS·HD현대·신세계·CJ)의 국내 내부거래 금액은 196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조5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최근 5년간 가장 큰 증가 규모다. 아울러 이들 기업집단의 내부거래 규모는 공시대상기업집단의 내부거래 금액(275조1000억원)의 71.4%를 차지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SK는 유가 상승에 따라 에너지주식회사가 계열회사를 통해 발생한 매출이 증가했다”며 “현대차는 2022년 글로벌 완성차 시장 호조로 인한 수직계열화된 부품 매출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들의 내부거래 비중은 13.9%로 전체 공시대상 기업집단 내부거래 비중(12.2%)보다 1.7%p 높았다. 전년과 비교해도 1.0%p 커졌다.

전년 대비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SK(4.6%p), 한화(0.6%p), 현대차(0.6%p) 순이었다. 감소한 집단은 롯데(1.5%p↓), LG(1.3%p↓), GS(1.1%p↓) 순이었다. 특히 LG는 총수 있는 상위 10대 집단 중 유일하게 5년 연속 내부거래 비중이 감소해 지난해 9.0%까지 떨어졌다.

 

일가 지분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 증가

총수일가 또는 총수2세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총수가 있는 72개 집단을 기준으로 총수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계열사의 내부 거래 비중은 11.7%로 20% 미만인 회사(12.0%)보다 5.9%p 높았다.

총수2세 지분율이 100%인 회사인 경우 이 수치가 25.2%에 달했다. 30% 이상과 50% 이상은 각각 19.4%, 25.8%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내부 거래 금액 역시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14조9000억원→24조3000억원)와 총수 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3조1000억원→3조7000억원) 모두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정보통신업 등의 분야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과 금액이 크다는 것만으로 부당 내부거래 소지가 높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총수 일가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 간 양의 상관관계가 지속되고 있어 모니터링의 필요성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