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하던 비트코인 가격이 밤새 한 때 8% 급락했다. 미국 금리와 물가지수 발표를 앞두고 대규모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영향으로 보인다.

12일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등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장중 한 때 7.73% 하락하며 4만150달러(5284만원)선까지 움직였다. 현재는 소폭 회복하며 오전 10시30분 기준 4만1600달러(5467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하루 낙폭으로는 지난 8월17일 이후 4개월만에 최대치다.

비트코인이 주춤하자 다른 가상화폐도 동반 하락했다. 이날 같은 시각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도 6.10% 떨어진 2216달러(291만원)에 거래됐다. 주요 알트코인(대체 가상자산) 리플, 솔라나 등도 5% 이상 동반 하락했다.

올해 들어 150% 가량 오른 비트코인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등 호재에 힘입어 연일 상승세였다. 지난 4일 20개월 만에 4만 달러(5265만원)를 돌파한 후 전날까지도 4만3000달러(5660만원) 선에서 횡보중이었다.

이날 비트코인이 급락한 이유론 차익 실현이 거론된다. 최근 가파른 상승세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이다. 실제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이날 가상화폐 상승에 베팅했던 4억500만달러(5331억원)가 청산됐다.

다음날 나오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12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결정등에 혼조를 보이면서 시장 전체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관측된다.

IG오스트레일리아의 시장분석가 토니 시케모어는 “투자자들이 그동안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3만7500~4만 달러 범위 안에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선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싱가포르 기반 가상자산 시장 유동성제공업체 오르빗마켓의 공동 창업자인 캐롤라인 모런은 “연준이 덜 매파적인 메시지를 내놓을 경우 비트코인은 4만5000달러(5924만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 7일 글로벌 투자은행 스탠다드차타드는 내년 말까지 비트코인이 10만 달러(1억3000만원)를 돌파할 것이라 예측한 바 있다.

정윤성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