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이스라엘, 레바논서 美 공급 백린탄 사용”
  •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 승인 2023.12.12 13:4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NSC “보도 내용 우려, 전쟁법 준수 기대하며 제공”
이 “합법 무기만 사용…국제법 따라 예외적 사용 가능”
지난달 22일(현지 시각) 레바논과 이스라엘의 국경 마을 상공에서 이스라엘 포병이 쏜 백린탄으로 보이는 포탄이 폭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22일(현지 시각) 레바논과 이스라엘의 국경 마을 상공에서 이스라엘 포병이 쏜 백린탄으로 보이는 포탄이 폭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인 하마스와의 전쟁 초기인 지난 10월 레바논에서 사용해 논란을 빚은 백린탄이 미국이 공급한 무기의 일부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 당국은 사실관계 확인에 들어갔고, 이스라엘 측은 합법적 무기만 사용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WP는 자사와 연결된 한 언론인이 레바논 남부 두하이라에서 155mm 백린탄 3발의 잔해를 발견했으며, 해당 잔해 표면에 적힌 일련번호 등이 1989년과 1992년 루이지애나와 아칸소의 포탄 저장고에서 생산된 것임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포탄에 찍힌 'WP'라는 영문은 백린(white phosphorus)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신문은 무기 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백린탄은 발화점이 낮은 백린을 이용해 대량의 연기와 화염을 내뿜도록 만든 무기로 연막탄이나 소이탄으로 사용된다. 

투하 지점은 물론 인근까지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는 데다 백린탄 불꽃이 몸에 닿으면 뼈까지 타들어 가는 등 생명에 위협적이고 생존하더라고 심각한 감염·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악마의 무기'로 불린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10월 중순 자국 국경과 가까운 두하이라 공습 때 백린탄을 투하해 주택, 자동차가 불에 타고 민간인 9명이 호흡곤란 때문에 급히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국제 인권 단체 국제앰네스티(AI)가 밝힌 바 있다.

두하이라는 하마스를 지지하는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대이스라엘 공격 때 주요 거점으로 활용해온 곳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WP 보도와 관련해 "보도를 봤고 확실히 우려하고 있다"며 "더 많은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이스라엘에) 질문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백린탄이 어두운 곳을 밝히고 병력 움직임을 숨기려고 연막을 만들 때 사용되는 등 "합법적인 군사적 용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다른 나라 군에게 백린탄 같은 품목을 제공할 때는 합법적인 용도로만 사용하고 전쟁법을 준수할 것이라는 완전한 기대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스라엘군(IDF)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오로지 합법적인 무기만 사용한다"고 강조했다. 

IDF는 "우리가 사용하는 주요 연막탄에는 백린이 포함돼있지 않다"면서도 "많은 서방 군대와 마찬가지로 IDF도 국제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백린이 포함된 연막탄을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를 사용하기 위한 선택은 다른 선택지와 작전 고려 사항, 가용성 등에 영향을 받는다"며 "이 포탄은 공격용이나 점화용이 아닌 연막 용도로 고안됐으며 법적으로도 소이탄(화염을 일으키는 무기)으로 정의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IDF는 기존 절차에 따르면 백린탄을 도심 지역에서 사용할 수 없지만 "특정한 예외적인 경우"에만 가능하다며 "이런 제한은 국제법에 따르는 것으로, 매우 엄격하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