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0명 중 5명은 지갑 닫는다…“소비 회복 어려워”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3.12.1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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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 축소 주요인은 ‘고물가’…경기 개선 전망 11% 그쳐
13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이 발표한 '2024년 국민 소비지출 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2.3%는 내년 소비지출을 올해보다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이후 회복세를 보인 민간 소비가 올해 큰 폭 둔화하고 내년에도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고금리, 고물가의 지속으로 국민 10명 가운데 5명 이상은 내년에 소비지출을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13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이 발표한 '2024년 국민 소비지출 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2.3%는 내년 소비지출을 올해에 비해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한경협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소비지출을 축소하고자 하는 주된 이유로는 고물가 지속(43.5%)이 꼽혔다. 실직 우려 증가 또는 소득 감소 예상(13.1%), 세금 및 공과금 부담 증가(10.1%), 자산 소득 및 기타소득 감소(9%) 등이 뒤를 이었다. 소비를 감소할 품목으로는 여행·외식·숙박(20.6%)을 가장 많았고 이어 여가·문화생활(14.9%), 의류·신발(13.7%) 등 순으로 나타났다.

소비를 늘릴 계획이라는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생활환경 및 가치관·의식 등 변화로 특정 품목 수요 증가(22.1%)를 가장 많이 꼽았다. 결혼으로 인한 가전제품 등 혼수 구매, 자녀 교육비 증가, 자기 과시 욕구로 명품 소비 증가 등을 의미하는 항목이다. 기존 제품 노후화 및 유행 변화로 교체(20.1%), 소득 증가(18.7%), 세금 및 공과금 부담 완화(10.6%) 등의 답변도 나왔다. 품목별로는 식음료품(22.7%), 주거비(21.7%), 생필품(11.8%) 등 순으로 소비 증가 의향이 높았다.

내년 소비 여력에 대해서는 올해와 비슷(45.7%)하거나 부족(42.1%)할 것이라는 응답이 주를 이뤘다. 부족한 소비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부업 및 아르바이트(42.2%), 예·적금 등 해지(22.2%), 주식 등 금융자산 매도(15.4%) 등을 꼽았다.

내년 경기 전망에 대해서는 10명 중 9명가량이 올해와 비슷하거나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와 비슷함(46.5%) 및 악화(42.2%)가 88.7%를 차지했으며,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11.3%에 불과했다. 소비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 과제로는 물가·환율 안정(43.6%), 금리 인하(16.1%), 세금 및 공과금 부담 완화(15.4%) 등이 제시됐다.

다만 소비지출을 줄이겠다는 응답은 지난해 같은 조사의 집계치(56.2%)보다는 3.9%포인트 감소했다. 소득 5분위의 '소비지출 확대' 응답 비율도 지난해 조사 때와 비교해 가장 큰 폭(12.9%포인트)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소비 부진의 강도는 올해보다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한경협은 설명했다.

추광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과도한 부채 부담과 고금리·고물가로 가계의 소비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취약한 상황으로, 내년에도 소비지출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금융 부담 완화 노력과 함께 기업투자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 확대로 가계의 소비 여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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