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 이정후(25)가 한국 선수의 빅리그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역사를 새로 써내려 갈 전망이다.
미국 현지 언론은 13일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490억원)에 입단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아직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샌프란시스코 구단과 이정후 측도 입단 합의 내용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이정후의 등번호는 키움 히어로즈에서 사용하던 51번을 그대로 사용하게 될 전망이다.
이정후는 총액 규모와 연평균 금액(1883만 달러)에서 모두 류현진과 김하성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프로야구를 거쳐 미국 메이저리그로 처음 직행했던 류현진은 2013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6년간 3600만 달러(연평균 6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현재까지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 선수 중 최대 규모 계약이다.
타자 중에서는 이정후의 절친한 선배인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2021년 샌디에이고와 한 4년 2800만 달러(연평균 700만 달러)로 계약해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한국인 빅리거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보면 이정후는 역대 총액 2위가 된다.
추신수는 2014년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류현진은 2020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에 계약해, 한국인 빅리거 평균 연봉(2000만 달러)으로는 최고 기록이다.
이정후는 2022년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최우수선수에 오르는 등 7시즌 동안 타율 0.340, 65홈런, 515타점, 69도루, 581득점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2023시즌 종료 뒤 원소속구단 키움 히어로즈의 동의를 얻어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한 이정후는 많은 구단의 관심을 받았고, 메이저리그 20개 구단도 영입 의사를 전했다.
이정후 영입에 가장 열정을 보인 구단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소속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였다. 지난 10월 피트 퍼탤러 단장이 키움 홈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을 직접 방문해 이정후의 경기를 지켜보며 큰 관심을 보였다.
퍼탤러 단장은 “이정후는 한 타석에서 6, 7차례의 스윙을 선보였다. 그의 스윙을 볼 수 있어 좋았고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소속 샌프란시스코는 월드시리즈를 통산 8차례 제패한 명문 구단으로 2014년도가 가장 최근 우승이었고, 포스트시즌은 2021년 디비전시리즈가 마지막이었다. 이정후는 2017년 황재균에 이어 샌프란시스코 소속으로 빅리그 무대를 밟는 역대 두 번째 한국인 선수가 된다.
이정후의 협상 기한은 내년 1월4일까지였지만 샌프란시스코는 신속하게 이정후와의 계약을 마무리한 것으로 보이며, 아직 샌프란시스코 구단과 이정후 측은 입단 합의 여부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