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불매운동 ‘방탄’했다…‘日기업’ 꼬리표 뗀 다이소의 계획은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3.12.1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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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 주주 日 대창산업 지분 전량 인수…“토종업체로 거듭날 것”
과거 ‘다케시마’ 후원 논란 등으로 곤욕…불매운동 때마다 유탄
22년 만에 논란 씻어내…15일 온라인 ‘전면 개편’해 성장 드라이브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를 운영하는 아성다이소(다이소)가 일본 지분을 전량 매수하면서 ‘한국 토종기업’에 방점을 찍었다. 다이소의 최대 주주인 아성HMP는 최근 2대 주주인 일본 대창산업이 보유한 지분 34.21%를 인수했다. 지분 인수 금액은 5000억원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다이소는 “토종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아성다이소의 최대 주주인 아성HMP는 최근 2대 주주인 일본 대창산업이 보유한 지분 34.21%를 인수했다. ⓒ연합뉴스
아성다이소의 최대 주주인 아성HMP는 최근 2대 주주인 일본 대창산업이 보유한 지분 34.21%를 인수했다. ⓒ연합뉴스

다이소의 ‘日기업’ 논란은 왜?

다이소는 본래 순수 국내 회사로 출발했다. 1992년 박정부 회장이 창업한 아성산업이 그 전신이다. 2001년 11월 일본 유통회사인 대창산업이 독점 납품을 요청하며 4억 엔(약 38억원)을 투자하면서 아성다이소로 사명이 변경됐다. 다이소는 대창산업이 일본 내에서 운영하는 ‘100엔숍’의 이름이다. 이로 인해 아성산업이 국내에서 운영하던 균일가 생활용품점 아스코이븐프라자 1000여 곳의 이름이 다이소로 바뀌게 됐다.

박 회장은 과거 인터뷰를 통해 “‘다 있소’라는 핵심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이름으로, 유치원생도 기억할할 정도로 쉬워서 (이름을)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본 기업이 3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인 데다 동일한 이름의 매장이 일본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한국 다이소는 그동안 ‘일본 기업’이라는 오해를 받아 왔다.

이 때문에 일본과 관련된 불매운동이 진행될 때마다 유탄을 맞았다. 과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다케시마 후원 기업 목록’이 돌면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독도를 다케시마로 바꾸려는 일본 극우주의자들을 후원하는 기업에 다이소가 포함돼있다는 루머가 양산되며 불매 여론이 조성된 것이다.

서울시내 한 다이소 매장이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내 한 다이소 매장이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독자적 운영되는 국민기업”…독도 관련 협약도

다이소는 “한국 다이소는 일본 다이소와는 별개로 운영되는 기업으로, 지분 투자 외 로열티 지급이나 인적 교류, 경영 참여 등의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또 안정적으로 일본 수출을 진행하고 일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이름을 공유한 것일 뿐,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순수 국내 기업이며, 전 직원이 한국인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 회장도 직접 기자간담회와 인터뷰를 통해 “한국 다이소는 해외 시장에서 일본 다이소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민기업’”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다이소 측은 해당 루머에 대해 법적 대응 절차를 밟기도 했다. 또 독도사랑운동본부와 협약을 맺는 등 토종기업임을 입증하려는 노력을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 2019년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 조치가 시행됐을 때도 다이소는 불매운동의 여파 속에 있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다이소가 포함된 ‘불매운동 대상 기업 명단’이 공유되면서다. 이 때도 다이소는 일본 대창산업이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 뿐, 한국 다이소는 박 회장 등과 아성HMP가 지분의 약 66%를 보유하고 있는 ‘별개의 회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국적 논란’에 늘 휩싸였던 다이소가 대창산업의 지분 전량을 인수하면서, 이제 다이소는 100% 한국 지분의 토종기업이 됐다. 박 회장이 지분 매입을 전격 결단한 것은 최근 대창산업이 경영 참여와 배당금 확대를 요구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다이소는 오는 15일 다이소 계열사인 한웰이쇼핑이 운영하는 다이소몰과 매장 배달을 기반으로 한 샵다이소를 통합한 온라인몰을 오픈한다. ⓒ다이소몰 캡처
다이소는 오는 15일 다이소 계열사인 한웰이쇼핑이 운영하는 다이소몰과 매장 배달을 기반으로 한 샵다이소를 통합해 온라인몰을 오픈한다. ⓒ다이소몰 캡처

이커머스서 입지 다진다…15일부터 온라인몰 통합 개편

‘일본 기업’ 꼬리표를 떼어낸 다이소는 ‘국민 생활용품점’으로서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다이소라는 브랜드가 이미 대중화돼있고, 국내 상표권을 본래 소유하고 있었던 만큼 브랜드 변경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다이소가 운영하는 점포는 전국 1500여 개에 달하고, 다이소 연 매출은 3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박리다매 전략과 균일가 기조가 고물가 시대에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다이소는 상품 공급을 늘리기 위해 물류센터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도 용인의 남사물류허브센터와 부산물류허브센터를 운영 중이고, 지난 10월에는 세종시와 35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최대 규모의 첨단 자동화 물류센터 건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두 개의 온라인 채널도 하나로 묶으며 오프라인에 치중했던 판로를 온라인으로 확대한다. 다이소는 오는 15일 다이소 계열사인 한웰이쇼핑이 운영하는 다이소몰과 매장 배달을 기반으로 한 샵다이소를 통해 온라인몰을 오픈한다. 통합몰은 다이소가 직접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저렴한 가격의 판매 제품이 대거 늘어나는 만큼, 알리익스프레스와 핀둬둬 등 중국의 초저가 이커머스에 대응할 수 있는 서비스를 다이소가 제공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전국 익일배송 서비스도 진행할 예정으로, 수많은 매장을 거점삼아 ‘퀵 커머스’를 가동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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