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총재 “韓 근로시간 성별 격차 가장 심해”…왜 박세리 언급했나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3.12.1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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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총재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탁월한 전통 만들어 낸 韓 골프서 영감 얻을 수 있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종합청사 3층 국제회의장에서 ‘세계 경제와 여성의 권한 확대’를 주제로 열린 세계여성이사협회 특별포럼에 참석한 게오르기에바 총재가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종합청사 국제회의장에서 ‘세계 경제와 여성의 권한 확대’를 주제로 열린 세계여성이사협회 특별포럼에 참석한 게오르기에바 총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한국이 근로시간 성별 격차를 다른 국가들의 평균 수준으로 줄일 경우, 1인당 소득이 18%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성별 격차를 줄이기 위한 해법을 한국 여자 골프와 박세리 전 선수의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종합청사 국제회의장에서 ‘세계 경제와 여성의 권한 확대’를 주제로 열린 세계여성이사협회 특별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2019년부터 IMF를 이끌고 있는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IMF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총재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한국이 최근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율을 높였지만 여전히 남녀간 격차는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여전히 선진국 중 성별 격차가 가장 심한 국가”라며 “일하는 여성의 수는 남성보다 18% 더 적고, 여성은 남성과 비교해 31%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여성의 경제적 역량 강화는 경제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 중 하나”라며 “여성 근로인구가 늘어나면 한국을 포함해 많은 선진국이 겪는 경제활동인구 정체‧감소 추세를 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총자산 수익률과 고위직 여성 비중 사이에 정(+)의 상관관계가 있고, 성별 다양성이 높은 금융기관일수록 부실대출 비율이 낮고 재무 안전성은 더 높았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여성 지도자가 많아져 성별 균형이 잡힌 의사 결정을 내릴 경우, 조직의 성과는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성별 격차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을 언급하며 한국 여자 골프와 박세리 전 선수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여성들의 노력과 기업의 골프 선수 육성이 한국 골프를 성장시켰듯, 개인의 노력과 함께 기업의 실질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성별 격차 줄이면 1인당 소득 18% 상승”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한국이 근로시간 성별 격차를 다른 국가들의 평균 수준으로 줄일 경우, 1인당 소득이 18%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국가와 기업의 (격차 해소) 노력이 엄청난 혜택을 가져올 것”이라고 짚었다.

이를 위해 일과 가정에 대한 책임을 양립할 수 있게 하는 직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탄력근무제 확대 등으로 노동시장을 유연화해야 한다고 봤다. 남성의 육아휴직 확대 등 사회적 관습 개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또 “박세리 선수는 25년 전 미국 여자오픈에서 모두가 절망적 위치에 공이 떨어졌다고 생각했을 때, 신발을 벗고 물에 들어가 불가능한 샷을 성공시켰다”며 “그녀에게 영감을 받은 세대의 소녀들이 성장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탁월한 전통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100대 여성 골프 선수 중 33명이 한국 여성”이라며 “모든 여성은 후배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고, 다음 세대는 지금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하는 탁월한 업적을 달성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패널토론에는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 서영경 금융통화위원, 이복실 롯데카드 ESG위원회 위원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이 참석했다. 유 행장은 “세계경제포럼의 성별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별 격차는 최하위권”이라며 “사회가 번영하려면 남성과 여성 모두의 재능을 활용하는 양성 평등 사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 금통위원은 “성별 격차 축소는 저출산 개선과 여성의 경제 참여 확대를 통해 잠재성장률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며 “공공보육시설 확충, 유연근무제 확대 등 보육환경 개선, 기업에서의 공정한 기회 제공, 여성 자신의 경력 구축 노력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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