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조만 한다던 김건희, 계속 정치 행위” 직격탄 날린 육견협회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12.1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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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개 식용 금지’ 입법 촉구에 “천박, 명백한 월권” 비난
“尹 당선 위해 50만 몰표 줬는데 버려…죽기살기로 싸울 것”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월12일(현지 시각) 암스테르담 동물보호재단의 반려견 거주공간에서 보호 중인 강아지들을 쓰다듬고 있다. ⓒ 연합뉴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월12일(현지 시각) 암스테르담 동물보호재단의 반려견 거주공간에서 보호 중인 강아지들을 쓰다듬고 있다. ⓒ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가 '개 식용 금지' 법안 통과를 촉구하며 "대통령의 뜻"이라고 밝힌 데 대해 대한육견협회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협회 측은 특정 사안과 관련해 반복적으로 메시지를 내는 김 여사의 행보가 '정치 행위'에 해당한다며 명백한 월권이라고 규정했다. 

주영봉 대한육견협회 위원장은 1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개 식용 금지 법안 통과를 촉구한 김 여사를 향해 "한 마디로 평가하면 천박하다"고 혹평했다. 

주 위원장은 "대통령 부인은 (대선 당시) 내조하는 역할만 하시겠다 약속해놓고 계속 정치 행위를 하고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며 "특히 식용개를 임기 내에 종식하겠다(고 말하는데), 있을 수 없는 정치 행위"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했던 김 여사는 지난 13일(현지 시각) "개 식용 금지는 대통령의 약속"이라며 "여야가 함께 개 식용 종식을 위해 발의한 특별법이 조속히 국회에서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협회 측은 윤 대통령이 대선 당시 식용개와 반려견을 구분하는 입장을 냈고, 이에 표를 몰아줬는데 당선 이후 김 여사가 전면에 나서면서 입장을 완전히 바꿨다고 지적했다. 

주 위원장은 "'식용개가 따로 있다'는 (윤석열 대선 후보) 말 한 마디에 (협회 관련) 모든 사람들이 선거운동 열심히 했고, 윤석열 당선을 위해 50만 표 몰표가 갔다"며 "지금 와서 우리를 버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2021년 8월 국민의힘이 주최한 라이브 토크쇼에서 개 식용에 대한 질문을 받자 "다른 사람의 선택과 관련한 문제"라고 답한 바 있다. 당내 경선 토론회에서도 "개인적으로 반대하지만 국가 시책으로 하는 건 많은 분들의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반려동물 학대하는 게 아니고 식용개는 따로 키우지 않나"라고 언급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진행자가 '개 식용 금지는 대통령의 약속'이라고 한 김 여사의 발언을 재언급하자 주 위원장은 "저희들과도 약속을 해준 게 있다"며 "그런데 저희들은 헌신짝처럼 버리고 언론플레이만 하고 있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주 위원장은 선거 당시 윤석열 캠프와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사안임을 공유했는데 현재는 동물단체의 주장만 반영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정부와 국회가 개 식용 종식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11월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대한육견협회 등이 연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개식용금지법 추진 중단 등을 촉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부와 국회가 개 식용 종식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11월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대한육견협회 등이 연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개식용금지법 추진 중단 등을 촉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진행자가 '식용개 금지 법안에 원천적 반대인가, 보상이 있다면 받아들일 수 있는가'라고 묻자 주 위원장은 "원천적 반대"라며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는 아예 보상 자체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다른 농업이나 축산업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지만, 개는 단 10원짜리 하나 정부에서 지원해 준게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국민들 먹을 권리를 빼앗을 수 있나"며 "지금이 일제식민지나 공산국가도 아니고, 개고기가 마약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개 식용 금지 입법 움직임에 용산 대통령실 앞에 개를 풀겠다고 경고한 데 대해서는 "시민들에게 푼다는 게 아니고 정부에게 가져다준다는 것"이라며 "개를 무조건 풀어가지고 국민들을 다치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개 식용 종식을 위한 특별법은 지난 1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된 양곡관리법이 회의 안건으로 다시 오른 것에 반발해 불참, 야당 단독으로 의결됐다. 

개 식용 종식 특별법은 개를 식용목적으로 사육·도살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개 식용 종식에 따른 농장주, 도축업자, 유통상인, 음식점 등 종사자의 생계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정부 지원 의무화 조항도 들어갔다. 또 개 식용 문화를 근절하자는 내용의 동물보호법 개정안도 의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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