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앞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15일 비상의원총회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비대위원장직 임명을 두고 격론이 오갔다. 김웅을 비롯한 일부 비윤(비윤석열)계 의원들은 한 장관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의 아바타”, “북한의 김주애(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달)”에 비유하며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전 비공개 의총에서 한 장관 등을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안에 대해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원 의원은 “이 위기를 뚫고 나갈 수 있는 분이 여권에 있는 한동훈 장관이다. 삼고초려해서 모셔 와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성호 의원도 “전 국민적 지지를 받을 인물이 필요하다”며 “총선을 위해 우리 당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유력한 인물이 한 장관이라고 생각한다”고 가세했다.

반면 비윤계로 분류되는 김웅 의원은 “한 장관을 추대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만드신 것 같은데 ‘깽판’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며 강력 반발했다. 특히 그는 “윤 대통령의 아바타라고 생각하는 한 장관을 올리면 총선을 이기겠다는 건가”, “우리당의 새로운 김주애를 올리는 게 아닌가”라며 수위 높게 말하기도 했다. 관련해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도 통화에서 “한 장관이 추대된 것도 아니고 논의하는 자리인데 너무 세게 말씀하셔서 당황했다”고 전했다.

비대위원장직 선임보다도 대통령실과의 바람직한 당정관계 정립이 우선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웅 의원은 “우리 당이 용산 2중대 역할을 해서 국민들 지지를 못 받는데 대통령 아바타라는 한동훈을 올리면 이기겠다는 건가”라며 “저도 검사 출신이고 한 장관이 앞장서면 저도 좋겠지만 당정관계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호 의원도 “정치 경험 없는 사람의 허사는 위험하다. 수습이 안된다”고 전했다.

이처럼 당이 비대위원장 인선을 놓고도 의원들마다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총의를 모으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 안팎에서는 비대위원장 후보로 한 장관 외에도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 나경원 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은 의총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의 여러 의견을 들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고 국민이 공감할 수 있고 선거를 앞둔 중요한 시기에 총선 승리를 위해서 우리 당을 이끌 수 있는 능력 실력 갖춘 분에 대부분 공감해주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장 선임 시기에 대해선 “시간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제가 결론 내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뽑겠다)”고 말했다.

변문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