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주’ 광풍에 얼룩진 K-증시…투자경고 종목 50%↑
  • 정윤성 기자 (jys@sisajournal.com)
  • 승인 2023.12.1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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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초전도체→총선 테마주 순
당해기업 “관련없다” 해명에도 주가 ‘급등’
13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증시 및 환율을 모니터 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6.51포인트(0.64%) 오른 2591.23에 마쳤다. ⓒ연합뉴스
올해 국내 증시에서 ‘투자경고’ 지정 종목의 수가 1년 전에 비해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국내 증권 시장에 ‘테마주’ 광풍이 불면서, ‘투자경고’ 지정 종목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5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건수는 215건으로 지난해(143건)보다 50% 증가했다.

한국거래소 자율규제기구인 시장감시위원회는 투기나 불공정거래의 개연성이 있는 종목 또는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종목에 대한 시장경보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해당 제도는 △투자주의종목 △투자경고종목 △투자위험종목 3단계로 구분된다.

투자경고 종목은 지정 후 주가가 추가로 급등한 경우 거래가 정지된다. 투자위험 종목은 지정과 동시에 당일 1일간 매매거래가 정지된다.

월별로 투자경고 종목 지정 건수는 4월 35건으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8월 28건, 3월 24건 등 순이었다.

3~4월에 투자경고 종목 지정 건수의 27%가 몰린 데에는 2차전지 테마가 부상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부터 2차전지 관련 종목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수혜주로 꼽힌 금양, 포스코엠텍 등이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다. 4월에도 자이글, 알에프세미, 이브이첨단소재 등 2차전지 관련 사업을 추진한다고 알려진 종목들이 투자경고 종목으로 다수 지정됐다.

8월엔 초전도체 테마주가 급부상했다. 국내 연구진이 상온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소식에 서남, 모비스, 덕성 등 관련주가 투자경고 종목으로 상당수 지정됐다.

이달에는 14건이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됐다. 이 가운데 5건은 정치 테마주였다. ‘한동훈·이정재 테마주’로 떠오른 대상홀딩스와 와이더플래닛, ‘이낙연 테마주’로 알려진 남선알미늄 우선주 등이다. 3건은 갤럭시아머니트리, 갤럭시아에스엠, 한화투자증권 우선주 등 토큰 및 가상자산 관련 테마주였다.

시장경보에서 가장 높은 등급인 투자위험 종목은 올해 14건으로 집계됐다. 이달에만 2건이 지정되면서 지난 4월(4건) 이후 가장 많았다. 이달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은 대상홀딩스 우선주, 덕성 우선주로 모두 ‘한동훈 테마주’였다.

한편 테마주로 분류된 기업 중 일부는 해당 테마와 관련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상홀딩스는 지난 1일 주가 급등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에서 “최근 정치 테마주로 거론되고 있으나 사업 내용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덕성 또한 지난달 27일 조회공시를 통해 정치테마와 관련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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