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불발’된 M&A…카카오모빌리티, 유럽 택시 플랫폼 인수 무산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3.12.2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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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나우’가 제시한 인수 시한 넘겨…투심위서 원안 퇴짜
카카오페이 ‘시버트’ 인수 무산 이어 카카오 M&A 잇단 차질
중소벤처기업부가 19일 의무 고발 요청 심의위원회를 열고 택시호출 앱 카카오T 운영사인 카카오모빌리티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연합뉴스<br>
27일 카카오모빌리티가 추진하던 유럽 최대 택시 호출 플랫폼 '프리나우' 인수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카카오모빌리티가 추진하던 유럽 최대 택시 호출 플랫폼 '프리나우(FreeNow)' 인수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카카오모빌리티와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프리나우가 제시한 인수 마감 시한은 이달 초로 이미 기한이 3주 넘게 지난 상황이다. 프리나우는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폴란드, 오스트리아를 비롯한 유럽 11개국 총 170개 도시에서 사업 중인 유럽 최대 택시 호출 플랫폼이다. 유럽 내 택시 호출 시장에서 83%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9월 말부터 약 2개월 동안 프리나우 지분 약 80%를 인수하기 위한 기업 실사를 진행한 데 이어, 지난달 중순께는 인수를 위한 예비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같은 달 말 카카오 투자심의위원회(투심위)도 인수 안건을 정식 상정해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프리나우가 앞서 제시한 매각가와 카카오모빌리티가 산정한 인수가는 3000억∼4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카카오 투심위는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 인수 계획 원안을 부결했다. 최근 카카오 신임 총괄 대표로 내정된 정신아 카카오 CA협의체 사업총괄 겸 카카오벤처스 대표가 원안 부결을 이끈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는 프리나우가 서비스 중인 국가 가운데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 관광 수요가 높은 일부 국가와 특정 도시만을 대상으로 인수를 추진하는 내용으로 재추진하라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는 투심위의 결정 사항을 바탕으로 이달 초 프리나우에 다시 제안서를 넣었지만, 프리나우는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이후 인수 협상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최근 카카오페이의 미국 종합 증권사 '시버트' 경영권 인수가 무산된 데 이어 카카오모빌리티의 이번 해외 인수 건까지 중단되면서 카카오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지난 4월 시버트 지분 51.0%를 두 차례에 걸쳐 약 139억원에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5월에 지분 19.9%(807만5607주)를 취득하는 1차 거래를 완료했다.

그러나 지난 10월을 기점으로 카카오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하면서 카카오페이는 시버트로부터 '2차 거래를 종결하기 어려운 중대한 부정적 영향이 발생했다 판단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받았다. 카카오페이는 결국 지난 20일 시버트 경영권을 인수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계약 변경 사항을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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